제70회 칸영화제 초청 받은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

▲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악녀’ 공식 상영회 후 정병길 감독과 배우 김옥빈, 성준, 김서형(왼쪽부터)이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70회 칸영화제 초청 받은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
남배우 전유물이던 액션극에
여배우 김옥빈 내세워 눈길
6월 8일 국내서 관객 만나

“제가 여자 액션영화를 한다고 하니까 한국에서 ‘과연 되겠느냐’라는 주변의 우려가 컸죠. 그런 우려를 들으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들더라고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악녀’의 정병길 감독은 22일(현지시간) 오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여성액션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감독은 “어렸을 때 홍콩영화 ‘동방불패’ ‘예스 마담’ 등을 보면서 왜 한국에는 저런 영화를 안 만들까 생각했다”면서 “또 한국에 좋은 여배우들이 많이 있는데, 여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갈증에 힘입어 정 감독은 2주 만에 ‘악녀’ 시나리오를 썼고, 1년 안에 제작까지 모두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악녀’는 킬러로 길러진 숙희(김옥빈)의 파란만장한 삶과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새벽 공식 상영회를 통해 공개된 ‘악녀’는 FPS 게임(1인칭 총격 게임)을 연상케 하는 초반 도입부부터 다양하고 참신한 액션의 향연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 감독은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고, 어디서 본 장면은 빼려고 했다”면서 “참고영화를 찾아보지 않으려 노력했고, 몸으로 익히면서 앵글과 동선 하나하나를 다 새로 짰다”고 소개했다.

정 감독은 서울액션스쿨 출신으로, ‘우린 액션 배우다’(2008), ‘내가 살인범이다’(2012) 등 액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이어 ‘악녀’로 두 번째로 칸을 찾는 김옥빈은 “공식 상영행사 때 너무 기쁘고 설레서 오늘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상영행사에는 박찬욱 감독도 참석해 김옥빈을 응원했다.

김옥빈은 “박찬욱 감독님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너무 멋지다’라고 말씀해주셔서 느낌이 새로웠다”면서 “예전에 칸에는 함께 왔었는데, 이제는 멀리서 응원해주시는 모습이 마치 아버지가 딸을 시집보내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전날 복근이 보이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서형은 “옥빈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 해야 했다”면서 농담을 한 뒤 “칸에 언제 올 수 있을까 싶어서 신경을 썼다. 복근을 위해 필라티스 기구를 갖고 와서 아침저녁으로 운동했다”고 말했다. 김서형은 숙희에게 임무를 내리는 국가 비밀 조직의 간부 권숙 역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를 펼쳤다.

‘악녀’는 칸영화제 버전(2시간 9분)보다 6분30초 분량이 편집돼 다음 달 8일 국내 개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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