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묘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盧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
‘국민 모두의 대통령’ 다짐
“성공한 대통령 돼 찾겠다”
정치인 60여명 봉하 집결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김해 봉하마 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지난 진보·보수 정부에 대해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날 추도식에서 문 대통령은 먼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낭독한 추도사 곳곳에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과 그를 향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어디에선가 우리 가운데 숨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라고 말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정치 현실에 분노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다져왔음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그의 뜻을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스스로 다짐하듯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둘도 없는 친구로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었으나, 대통령직에 오른 이상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만 참석할 경우 보수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국민 통합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도식장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원내외 지도부, 국회의원등 60여명이 집결, 정권창출을 알렸고 추도식 이후 묘역 참배에 이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의 뒤로는 이해찬 전 총리, 문희상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함께했다.

시인인 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를 다 읽자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검은 뿔테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추모곡이 울려 퍼지고 희망을 상징하는 1004마리의 나비를 날려 보내는 대목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는 유족대표 인사말을 통해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은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 아버님을 사무치게 뵙고 싶은 날이다.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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