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수 한국가스안전공사 울산지역본부장

지난 5월5일 울산시 남구 달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고 식당내 집기류들이 날아가 식당내 식사하던 손님들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날 사고는 식당 주인이 부탄캔을 이용해 숯불에 불을 붙이고 부탄캔을 숯불 근처에 그냥 둔 채 배달을 간 사이 숯불 열에 의해 부탄캔이 가열되어 폭발하면서 그 충격으로 건물 유리창과 집기류가 비산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사용자의 부탄가스에 대한 무관심과 순간의 방심으로 조그마한 부탄캔 하나가 식당 건물을 부수고 사람이 다치는 큰 사고로 이어졌다.

휴대용 부탄가스는 보기에는 작은 캔이지만 잘못 사용하거나,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때는 캔 내부에는 가열되어 폭발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최근 발생한 부탄가스 사고유형을 살펴보면 여름철 차량안에 부탄캔을 장시간 보관하였을 때 차량의 밀폐된 공간속에서 30℃를 웃도는 높은기온으로 인하여 부탄캔이 폭발한 사례, 대학축제와 같은 행사시에 포일로 감싼 석쇠를 연소기가 다 덮히도록 사용하다 복사열에 의해 폭발한 사례도 있다. 최근 5년간 부탄캔과 관련된 사고만 100건에 8명이 사망하고, 133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75%가 연소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한 직후 발생했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부탄캔은 화기와 멀리 떨어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만 5년간 발생한 부탄캔 사고의 24%에 이를 정도니,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탄캔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지켜야할 수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첫째, 무엇보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불판 받침대보다 큰 조리기구를 사용하거나, 여러 개의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붙여놓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내부에 장착된 부탄캔의 내부압력이 복사열로 인해 상승하면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석쇠 등 조리기구에 알루미늄 포일을 감아 사용하는 것도 절대 삼가야 한다. 과대불판이나 알루미늄 포일이 감긴 석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큰 복사열을 만들어내고 그 열이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장착된 부탄캔을 가열하게 되어 결국 폭발하게 만든다.

둘째,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부탄캔을 끼울 때 가스가 새지 않는지 확인하고, 부탄캔을 보관할 때는 복사열로 인한 폭발 위험을 막기 위해 화기와 멀리 떨어진 곳에 두어야 한다. 셋째, 휴대용 가스레인지 점화가 안된다고 부탄캔을 온수나 열기구로 가열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직접 가열을 해서는 안 된다. 부탄캔 상부온도가 상승해 파열될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하고 난 부탄캔은 화기가 없고 통풍이 잘 되는 실외에서 구멍을 뚫어 잔류 가스를 모두 내보낸 뒤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실제 노점에서 설탕과자를 만들어 팔던 할머니가 가스불이 나오지 않자 추운날씨 때문에 가스가 얼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부탄캔을 뜨거운물에 넣고 끓였고 부탄캔은 부글부를 끓다가 과열로 인해 폭발하였다.

넷째, 마지막으로 캠핑시 텐트 등 밀폐된 곳에서 가스기기를 사용할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위험이 높으므로 꼭 환기가 되는 곳에서 사용해야 한다. 최근 캠핑족이 증가하면서 부탄가스를 활용한 다양한 캠핑용품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부탄가스용 난방기의 경우 밀폐된 텐트안에서 장시간 사용할 때 가스를 연소하기위해 다량의 산소를 사용하여 텐트내 공기가 희박해져 질식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연소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중독되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밀폐된 곳에서 가스를 사용할 경우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줘야하며 난방기를 켜둔채 잠이 들면 위험할 수가 있어 반드시 꺼두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부탄캔이나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안전성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최고수준의 품질이지만 사용자가 안전에 무관심하고 간단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안전을 지키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간단한 수칙 몇 가지만 지켜도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안전은 어떤 순간에도 양보할 수 없는 것임을 인지하고,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하려는 마음가짐이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성수 한국가스안전공사 울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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