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음악으로 재능기부’ 현대자동차 정대원씨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휠밴드동호회 정대원씨의 공연 장면.

2013년 사내하청서 정규직 전환후
사내 휠밴드동호회 가입 활동시작
정기공연 외 매월 1~2회 음악봉사
“회사생활은 물론 일상에 큰 활력”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자체가 뿌듯하고 행복하네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의장41부에 근무하는 정대원(43)씨는 주말이면 뮤지션으로 변신한다. 기타를 둘러메고 사내 밴드동호회 회원들과 울산지역 노인요양원이나 사회복지시설, 동주민센터, 또 경로잔치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한다.

별도의 출연료 등 대가 없이 그저 봉사활동 개념의 재능기부다. 이렇게 해온지가 벌써 5년째다. 정씨의 이러한 활동에는 부인 이정애(44)씨도 늘 함께 한다. 음악장비를 같이 챙기거나 간식거리를 준비해 가는 등 남편의 공연 봉사활동을 내조하고 있다.

정씨의 음악 봉사활동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1년간 사내 협력업체서 근무를 하다가 그 해 2월 꿈에 그리던 정규직이 된 정씨는 사내 휠밴드동호회에 가입하며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악기를 만지기 시작한 건 훨씬 오래전이다. 정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남자는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어머니께서 기타를 사주셨는데 그 기타로 교회에서 배웠던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했다.

학창시절에 밴드활동을 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한때 가수의 꿈도 키웠다. 그러나 군대에 가서부터 손을 놓고 있다가 휠밴드동호회 활동을 보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꿈틀됐고 다시 기타를 잡게 된 것이다. 정씨는 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등 재주꾼이다.

정씨는 “협력업체에 근무할 때 부터 밴드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직영으로 전환과 함께 그 꿈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좋다”며 “연습이나 공연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는데 회사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음악활동을 예찬했다.

정씨가 가입한 휠밴드동호회는 1년에 2차례의 대형 정기공연과 함께 한 달에 1~2차례 지역의 노인요양원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을 돌며 음악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매주 주말마다 공연 스케줄이 꽉 짜여 있을만큼 바쁘다.

지난 6일 울주군 성모의 집을 시작으로 7일에는 남구문화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경로잔치 행사, 13일에는 성안동 늘푸른노인전문요양원, 21일에는 강동동주민센터 행사까지 참여했다. 오는 28일에는 사내 행사에서 연주와 노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씨는 사내협력업체에 다니다 함께 정규직이 된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도 하고 원하던 음악활동까지 마음껏 할 수 있게 되는 등 많은 것을 얻었지만 늘 가슴 한 켠에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의 빈 자리가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그는 공연 때마다 늘 부모님이 지켜보고 계신다고 믿고 있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에서는 마치 부모님 앞에서 하는 것처럼 공연에 임하고 있다.

정씨는 “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저희 부모님 같고 마치 부모님이 보고 계시는 듯 하다”며 “그래서 더 공연을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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