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31일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섬으로써 중동사태가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밤 "이스라엘은 현재 전쟁 상태에 있다"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가차없이 공격, 테러를 근절시킨 다음에야 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와 요르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측에 의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뒤 수시간 만에 한 TV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이스라엘과 자유세계의 적으로 규정했다.

 앞서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샤론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방벽작전(OperationProtective Wall)이라 명명된 군사작전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곧바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추가 점령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탱크 60여 대를 앞세운 채 요르단강 서안 북부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칼킬야에 진입, 이 도시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이 전했다.

 이와 함께 베들레헴 인근에도 이스라엘군 무장 차량들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장 먼저 이스라엘군에 의해 장악된 라말라에서는 이날 밤 팔레스타인 보안요원 30여명이 이스라엘측에 의해 사살됐다고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치안 책임자인 지브릴 라주브가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라말라 중심부의 한 빌딩에서 3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암살했다"면서 "이는 집단 암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죄수 수백명을 인질로 잡고 파타운동 요르단강 서안 책임자인 마르완 바르구티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바르구티가 스스로 투항해 오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말라 지역을 배타적 군사지역으로 선포하고 모든 언론에 이 지역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

 라말라에서는 이날 오후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소속 앤서니 샤디드 기자가 한 가게의 문앞에 서 있다가 어깨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누가 샤디드 기자에게 총을 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와 요르단강 서안의 에프라트 유대인정착촌에서는 이날 오후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 16명이 사망하는 등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공격이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다.

 한편 팔레스타인과의 유혈충돌이 심화되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텔아비브 주식시장에서는 이날 주가가 5% 폭락했으며, 미 달러화에 대한 셰켈화환율은 2.8%나 치솟았다.

 일부 신문의 논평가들은 이번 군사공격의 주된 목적은 샤론 총리가 아라파트 수반에 대해 갖고 있는 개인적 감정을 풀기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 1982년 베이루트에서 샤론 총리가 지휘하던 부대에 포위됐으나 수천여명의 팔레스타인 전사들을 이끌고 베이루트를 무사히 벗어난 바 있다. 라말라·예루살렘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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