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95번째 산유국 반열에 올린
동해가스전 모형 태화강에 설치
축제 개최 등 관광 자원화해야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협력홍보팀장

지난 2월22일 경남 사천시에 부서원들과 연찬회를 간적이 있다. 그리고 하룻밤 묵을 숙소가 사천시 끝자락에 있는 비토(飛兎)섬 이었다. 다음날 비토섬 여기저기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 섬에 별주부전 유례가 있어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는 현지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비토섬이 도대체 무슨 인연으로 별주부전과 관련이 있는가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섬 입구에 설명을 해 놓은 안내판이 있었다. 안내판에는 거북이 등을 타고 육지로 돌아오던 토끼가 이 근처 바다에 비친 섬을 고향으로 착각하고 급한 마음에 뛰어 내렸다가 물에 빠져 죽어 토끼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으므로, 비토섬이 별주부전의 고향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꿈보다 해몽’이 좋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으로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한 멋진 사례다.

지난 3월8일 경북 포항 남구 대장동에서 폐철도공원화 공사에 사용할 지하수를 찾기 위해 지하 약 200m 지점을 파던 중 굴착기 마찰열이 매장돼 있던 가스에 옮겨 붙으면서 불이 발생했다. 70여일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불은 꺼지지 않고 있으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분출 압력이 낮아 경제성이 전혀 없는 이 가스가 완전히 소진되는 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을 했다.

화재가 장기화되자 포항시는 화재 현장을 ‘불의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추가 계획을 세우고, 불이 꺼진 후에도 성화대 모양의 구조물과 안내판을 만들어 시민과 여행객이 볼 수 있도록 관광 상품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야말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속담처럼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한 좋은 사례이다.

프랑스 파리하면 맨 처음 생각이 나는 것이 에펠탑이다. 필자도 파리에 두 번 갔는데 갈 때마다 에펠탑에 올라가서 파리 시내 전경을 바라본 적이 있다.

에펠탑은 파리를 방문하는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 관광객들에게 꼭 들러야 하는 대표 건축물로 인식되고 있다. 에펠탑은 프랑스 혁명 100주년에 맞춰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 1889년에 준공된 것이다.

에펠탑은 처음부터 파리의 상징은 아니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예술성과 과학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한 수학 교수는 공정이 3분의 2 정도 진행되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고, 파리에 거주하는 소설가 모파상, 에밀 졸라, 알렉상드르 뒤마, 작곡가 샤를 구노 등 많은 지식인들은 ‘파리의 수치·흉물스러운 철 덩어리’ 등으로 비판하면서 구박을 했다. 그렇지만 이런 애물덩어리 대접을 받던 에펠탑이 완성된지 약 130년이 지난 현재에는 세계인이 가보고 싶은 관광지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야말로 ‘잘 키운 자식 덕’에 자손들에게 천년, 만년 먹거리가 되는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한 훌륭한 사례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울산에 온지 3년차인 필자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처럼 울산의 랜드마크(land mark)에 관해 오랫동안 구상을 해 보았다. 앞에서 소개한 비토섬처럼 스토리텔링 요소를 지니고 있으면서, 포항시 불의 공원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을 관광자원화해서 에펠탑처럼 울산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구조물을 생각을 해 보았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 울산 앞바다 58㎞ 지점에 위치한 ‘동해가스전 해상처리시설’과 똑같은 모형을 태화강에 세우는 것이다. 동해가스전은 2004년 7월부터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어준 귀한 시설이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 및 울산 시민들은 한국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동해가스전 해상처리시설 모형을 일반인이 견학이 가능하게 태화강에 세우고 울산이 한국을 산유국으로 만든 도시임을 전 국민에게 홍보를 하고, 처음으로 가스를 생산하기 시작한 7월에 매년 이를 기념하는 ‘울산 에너지 대축제’ 및 ‘울산 에너지 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의 3관왕 산업수도라는 명칭에 ‘에너지 산업 수도’가 추가돼 4관왕 산업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협력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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