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원전정책 확정때까지
한수원, 설계업무 일시 중단
기투입 4672억 손실 불가피
신고리 5·6호기도 곧 가닥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중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2일 설계용역을 맡은 한국전력기술에 경북 울진에 건설 예정인 신한울 3·4호기 시공 관련 설계업무를 일시 중지하도록 조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종합설계용역 중 일부 업무를 중지한 것은 정부 정책이 미확정인 상태에서 신한울 3·4호기 사업 공정에 미칠 여러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건설허가 심사 관련 설계는 계속 진행 중이다.

신한울 3·4호기는 신고리 3·4호기,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에 이어 네 번째로 건설되는 한국형 원전(APR 1400)이다. 3호기는 2022년 12월, 4호기는 2023년 12월 각각 준공 예정이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이 지연되면서 이달 예정이었던 착공이 미뤄진 상태다.

앞서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에 신한울 3·4호기의 종합설계용역을 맡겼다. 한전기술은 설계·인허가 지원·주기기 계약 기술관리·시공 및 시운전 기술지원 등 원전 건설을 위한 엔지니어링을 담당했다.

한수원이 종합설계용역을 중단하면서 설계에 투입된 4672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 영덕에 건설 예정인 천지원전 1·2호기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천지 1·2호기는 2015년 8월 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부지의 약 10%를 매입한 상태다. 하지만 새 정부의 원전 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추가 매입은 없을 전망이다.

한편 신규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건설이 진행 중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의 거취도 조만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원전안전특위와 원전 전문가 등은 지난 18일 고리원자력본부를 찾아 신규원전 건설 중단에 대해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당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원전 관련 정부의 정책이 결정되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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