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기자 정치부장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내일(30일)은 그네뛰기로 상징되는 우리나라의 3대 명절 중의 하나 단오(端午)다. 단오는 더운 여름의 문턱에서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날이다. 오래전부터 민간에서는 이날 음식을 장만해 창포 무성한 연못이나 물가에서 물맞이 놀이를 하고 창포를 삶은 창포물로 머리를 감기도 했다. 조선 후기 풍속화가 신윤복의 ‘단오도(端午圖)’를 보면 웃통을 벗고 목욕하는 여인들과 그걸 훔쳐보는 사내들의 익살스런 모습이 나온다. 또 여성들은 이날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그네를 탄다. 어떻게 보면 이날은 여성 해방의 날이라 할 만하다.

단오날 대표적인 가곡 ‘그네’는 1947년 금수현이 장모이자 소설가인 김말봉 여사의 시를 노랫말로 작곡한 것이다. 금수현은 당시 28살이었다. 그는 광복되던 해 경남여고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음악용어를 우리말로 바꿔 당시 문교부 편수국장으로 있던 울산 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로부터 음악용어제정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단오의 유래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회왕(懷王)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굴원(屈原)이라는 신하가 간신들의 모함을 받고 자신의 지조를 보이기 위해 멱라수(汨羅水)에 투신자살을 했는데, 그날이 5월5일이었다. 그후 해마다 굴원을 위해 제사를 지내온 것이 우리나라에 전래돼 단오가 됐다고 한다.

초사(楚辭)에 실려 있는 굴원의 ‘어부사(漁父辭)’에는 어부가 강에 빠지려는 굴원과 주고받은 말이 전해 온다. 굴원이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만이 홀로 깨끗하고, 온 세상이 취하였는데 나만이 홀로 깨어 있다가 추방당하게 됐다”고 말하자 어부는 이렇게 말했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이재명 기자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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