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3)]
공무원 퇴직 후 ‘숲해설사’ 변신 박영태씨

▲ 퇴직 뒤 숲해설사로 활동중인 박영태씨가 대나무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태준 인턴기자

36년 공직생활 마무리 후
들꽃학습원·울산대공원서
숲 해설사로 바쁜 나날
늦어도 퇴직 5년 전에는
은퇴 후의 삶 설계 충고

지난 2012년 온산읍장을 끝으로 36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한 박영태(66)씨는 은퇴 후 ‘숲 해설사’로 변신, 새로운 분야에서 인생2막을 살고 있다.

평소 꽃과 나무를 좋아하던 그는 퇴직 후 주변의 은퇴자들과 모여 꽃과 나무의 식재정보를 나누는 ‘댕댕이’라는 이름의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한 660㎡의 농토에 꽃과 나무 200여종을 심고 가꿨다.

그러던 중 한 동호회 활동의 권유에 2015년 울산숲사랑운동과 대한노인회에서 숲해설사 교육을 이수한 이후 들꽃학습원과 울산대공원 등지에서 숲해설사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현재 들꽃학습원에서 숲해설사 활동을 하고 있다. 학습원을 찾은 유치원, 어린이집 원생들은 물론 성인들을 대상으로 나무 이름의 유래나 성장과정, 구조, 쓰임새 등에 관해 설명해준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 나무나 꽃에 대해 늘 공부하고 직접 가꾸는 농장도 돌봐야 해 그는 은퇴 후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퇴직 전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았다. 2007년 삼남면장, 2008년 온양읍장으로 근무할 때도 사무소 주변에 꽃을 심고 잘 가꿔 울주군 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박씨는 2010년 온산읍장으로 근무하면서 온산 덕신마을 회야강변에 주변 상인들이 쓰레기를 잔뜩 버린 것을 보게 됐다. 여러번 주의조치를 했지만 개선되지 않자 그는 강변 벚꽃나무를 따라 쓰레기를 버리던 자리에 철쭉나무를 심었다.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면서 주변 상인들이나 주민들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일은 사라지게 됐단다.

그는 “꽃을 심어 쓰레기 무단투기가 없어지자 일 잘했다는 지역민들의 호응이 좋았다”면서 “쓰레기로 가득 찼던 곳에 꽃을 심자 지역민들도 쓰레기를 버리면 안되는 곳으로 인식하게 돼 꽃과 나무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숲해설사로 자연 속에서 수업하고 농장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는 일은 때로는 육체적인 노동을 해야하는 때도 많아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힘들때도 있지만,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돼 직장생활을 할 때만큼 적극적이고 열성적으로 하게된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도 공무원 자원봉사단을 꾸려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는 퇴직 후에도 직접 가꾼 농장에 장애인 단체 등을 초청해 농장체험과 숲해설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지금은 늘 자연과 함께 해 활기찬 인생을 보내고 있다”면서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늦어도 5년 전부터는 어떤 일을 하면서 은퇴 후의 삶을 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