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생태관 앞 녹조 뒤덮여 오염 우려 목소리
울산시 “수질정화기능 녹조식물 ‘해캄’ 수질도 정상”

▲ 울산시 울주군 태화강 중류인 선바위 일대가 녹조류로 뒤덮여 풀밭을 연상케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녹조라떼(느린 유속 등으로 물 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을 빗댄 신조어)와는 달라요.”

문재인 대통령이 소위 4대강 ‘녹조라떼’에 대한 감사를 지시한 가운데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도 녹조류로 뒤덮여 오염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태화강생태관 앞 태화강은 마치 풀밭인 것처럼 녹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태화강 상류인 이곳에는 유속이 빠른 지점을 제외하곤 거대한 녹조류가 덩어리져 물 위에 떠 있었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수온이 높은 계절에 볼 수 있는 녹조식물인 해캄으로, 머리카락 모양의 조류(藻類)가 한 덩어리씩 뭉쳐 번무한다.

이모(43)씨는 “지금까지는 태화강에 수초가 자란다고 생각했지만 새 정부 들어 4대강 사업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혹시 환경오염의 표본이라는 녹조라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태화강 녹조류는 일반적으로 물 색깔이 푸르게 변하는 4대강 ‘녹조라떼’와는 다른 형태다. 물 속의 부유성 플랑크톤이 번식해 물 색깔을 푸르게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해캄이 이끼처럼 덩어리져 물 위에 떠있는 형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에 떠 있는 해캄은 수질을 좋게 하는 기능이 있다”며 “매년 황어와 연어, 은어가 회귀하는 것만 봐도 태화강 수질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가 이달 실시한 태화강 수질조사에서도 녹조류로 뒤덮인 태화강 상류의 경우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0.3ppm으로 1등급 중에서도 A(매우좋음) 등급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5년과 2016년 전국적으로 녹조현상이 발생한 것과 달리 태화강에선 녹조 피해가 발생하지 않자 환경부가 이유를 찾기 위해 현장 조사를 할 정도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량이 줄어들거나 질소와 인 등 유기물을 많이 함유한 수원이 공급되면 수온이 상승할 경우 식물성 플랑크톤의 활동이 왕성해져 녹조류가 늘어날 수 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아직은 태화강 녹조류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논·밭에 뿌려진 유기물이나 하수처리장에서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물이 계속해서 강물에 유입될 경우 녹조류가 더욱 번무해져 햇빛이 차단되면, 결국 용존산소량을 감소시켜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