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부일감 해외로 돌려…해외계열사 내부거래 4년새 48조 급증

 

국내 일감감소에 고용인력 크게 줄어…삼성전자 5000명 이상 감소

10대 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 규모가 4년 새 48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대기업들이 내부거래 일감을 대거 해외로 돌렸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해외에서 벌인 일감 몰아주기는 규제를 모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 그룹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계열사 간 상품과 용역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은 2011년 239조 7000억 원에서 2015년 287조 6000억 원으로 47조 9000억 원(20.0%)이 늘었다.

반면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2011년 139조 2000억 원에서 2015년 123조 원으로 16조 2000억 원(11.6%)이 줄었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의 총매출은 15조 3000억 원(1.6%)이 증가했다.

10대 그룹의 국내 계열사 평균 내부거래 비율은 2011년 14.9%에서 2015년 13.0%로 1.9%포인트 낮아졌지만, 해외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25.7%에서 30.3%로 4.6%포인트 높아졌다.

4대 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을 보면 삼성그룹이 2011년 108조 1000억 원에서 2015년 147조 1000억 원으로 39조 원(36.1%)이 늘어났다.

내부거래 비율은 39.9%에서 54.1%로 14.2%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기간 삼성그룹의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35조 3000억 원에서 19조 6000억 원으로 15조 7000억 원(44.4%)이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율도 13.0%에서 7.2%로 5.8%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차그룹 역시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36조 3000억 원에서 47조 3000억 원으로 11조 1000억 원(30.5%) 늘어난 반면,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32조 2000억 원에서 30조 9000억 원으로 1조 4000억 원(4.2%)이 줄었다.

이 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 비율은 23.3에서 27.6%로 높아졌다.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20.7%에서 18.0%로 2.7%포인트 낮아졌다.

SK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은 30조 9000억 원에서 32조 원으로 1조 1000억 원(3.6%) 늘었고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33조 9000억 원에서 33조 3000억 원으로 6000억 원(1.8%) 줄었다.

SK그룹은 총매출이 6조 6000억 원(4.6%) 감소해 해외계열사와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이 각각 23.2%와 24.2%로 1.8%포인트, 0.7%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LG그룹은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45조 2000억 원에서 46조 5000억 원으로 1조 3000억 원(2.9%)이 늘었고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15조 5000억 원에서 16조 8000억 원으로 1조 4000억 원(8.8%)이 증가했다.

LG그룹의 해외계열사와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각각 40.7%와 14.0%로 0.3%포인트와 0.9%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10대 그룹 중에서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감소한 곳은 GS그룹과 두산그룹뿐이다.

GS그룹과 두산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은 각각 7조 3000억 원과 1조 6000억 원으로 5조 원(40.3%), 8000억 원(32.7%) 각각 줄었고 비율도 낮아졌다.

개별 계열사 중에선 삼성전자의 해외 내부거래액이 2011년 97조 3000억 원에서 2015년 115조 7000억 원으로 18조 4000억 원(18.9%)이 증가해 10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많이 늘어났다.

SK하이닉스 해외 내부거래액도 9조 5000억 원에서 17조 7000억 원으로 8조 2000억 원(85.7%)이나 증가했고 기아자동차는 해외 내부거래 규모가 1조 1000억 원에서 14조 7000억 원으로 3조 6000억 원(32.4%), 현대글로비스는 3조 1000억 원에서 5조 1000억 원으로 2조 원(63.3%) 각각 늘어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수출 기업은 대다수 해외 현지 판매법인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연결 기준으로 그대로 본사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날수록 거래액도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계열사의 내부일감이 해외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일부 기업은 직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사업보고서 기준 2011년 말 10만 1970명에서 2015년 말 9만 6898명으로 5072명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 직원 수는 3만 4803명에서 3만 2603명으로, SK이노베이션 직원 수도 1642명에서 1419명으로 각각 줄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