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
사회적 가치와 이윤 동시 창출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수립해야

▲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울산인자위 선임위원 인사혁신처 정책자문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가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으로 확산되면서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분배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대안으로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의미가 우리 사회에 재조명되고 있다. 기업이 단기적 이익을 취하기 보다는 사회문제를 분석, 이를 해결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다는 의미이다. CSV는 기업 경쟁력과 개인, 사회의 번영이 서로 의존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수익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이 분리된 일반 기업과는 달리 공유가치창출을 능동적으로 시행한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적인 수익도 추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일방향으로 기업의 이윤의 일부를 떼어서 수혜자들을 선별해 기부나 의료활동을 지원하는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 역량을 사회적 가치와 결부시켜 더욱 강화하는 차원으로 설명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이 가장 관심있는 공약을 일자리 창출로 꼽았고, 대선주자들도 너도나도 청년, 여성,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도 ‘일자리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걸고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일자리 수석까지 별도로 만들었으며, ‘일자리 100일 플랜’ 및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등을 공표했다. 그러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늘리기는 단기적으로 청년고용 확대에는 효과가 있겠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실행에 있어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자리 정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데 기업의 CSV 활동 확대가 이러한 방안 중의 하나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청년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여성경력단절, 취약계층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기업이 이러한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기부와 후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을 추진해 왔으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저성장 경제기조 등으로 기업이 예전처럼 시혜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만으로 사회적 문제를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 증가와 사회적 문제 해결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CSV 경영 활동을 통해 기업과 사회, 정부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와 이윤 창출의 기회를 동시에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공유가치창출은 확대되는 우리사회의 세대별 및 계층별 격차를 해소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CSV를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기업은 우선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역할 기준을 준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좋은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경영 전반에 적용되어야 할 윤리적인 원칙과 정책을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하며, 정부나 시민단체 등의 외부 압력에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성장에 이르게 된다. 즉 진정한 의미의 CSV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도덕적, 법적 의무를 다하면서 사회적 경제의 개념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종업원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이나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이익창출과 무관한 시혜적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CSV 경영이 전략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비전과 사업철학에 CSV 가치가 포함돼 있어야 하며, 최고경영자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조직의 변화를 진두지휘해야 한다. 기업의 리더가 진정성을 가지고 공유가치창출에 관심과 애정을 갖지 않는다면 아무리 사회적 가치와 이윤창출이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실패하고 말 것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함께 발전해야 하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격차심화로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 CSV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와 정부, 사회 각계의 관심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울산인자위 선임위원 인사혁신처 정책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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