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철희 농협중앙회 경주교육원 교수

만사가 미리 예방하고, 기본에 충실하면 각종사고가 미연에 방지되고 효율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농사일도 마찬가지다. 기온이 따뜻해지고 한해 농사 준비로 분주한 요즘 농촌에는 농기계 안전사고 발생도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농기계 사고의 대부분은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부터 이앙작업이 마무리되는 6월까지 발생한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와 부녀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상은 농기계의 보급과 사용량의 증가를 가져왔지만, 많은 노인들이 이에 적응하지 못해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농기계안전사고의 60%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50대 미만보다 사고발생률이 무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노인층은 청력과 시력 등 노령화로 인한 신체적 약화현상과 이로 인한 차량의 접근을 인식하지 못해 긴급상황 발생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농로와 만나는 국도·지방도는 편도 1차선 도로가 많아 갓길이 없고, 신호등 없는 교차로 등에서 차량과 농기계와의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농기계의 특성상 운전시 신체가 노출돼 있기 때문에 사고발생시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동승자를 태울시 시야를 가리지 않고 레버조작을 방해하지 않게 해야 한다. 물론 불변의 진리인 음주운전은 결코 하지 않아야 하며, 야간에는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도록 흰색 또는 밝은색 계통의 옷을 착용하하고 농기계 뒤편에 야광반사판을 부착해야 한다. 또 일반 차량 운전자들은 무리하게 농기계를 앞지르지 말아야 하며, 속도를 줄이고 도로 폭이 충분할 때까지 좌우전후 상황을 확인한 후 안전하게 앞지르기를 해야 한다.

농기계 안전사고는 운전자가 기본에 충실할 때 일어나지 않는데 사고예방을 위한 몇가지 주의사항을 살펴보면 첫째, 농기계 보관창고는 항상 깨끗하게 정돈해야한다. 농기계 보관창고의 폭, 높이는 여유 있게 해야 하며, 보관창고 내부는 충분한 밝기와 환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농기계 및 공구는 정해진 장소에 두어야 하고, 어린이가 출입하지 않도록 자물쇠를 설치해야한다.

둘째, 농작업 전후 반드시 정비 점검을 해야 한다. 점검 및 정비시에는 엔진을 정지해야 하며, 이상 발견시에는 정비할 때까지 사용하지 않아야한다. 정기교환 부품은 때와 시기에 맞춰 교환해야 한다. 안전장치는 제위치에 부착하고 떼어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농작업에 적합한 복장과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헐렁하거나 소매가 긴 옷은 입지 말아야 하고 미끄럼 방지 처리된 안전화를 착용해야 한다. 넷째, 농작업 중에는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루 작업시간은 8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집중이 안 될 때는 휴식을 취하며 일의 능률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농기계 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 교통법규 미준수 등 기본에 충실하지 않을 때 발생하고 있다. 농기계뿐 아니라 일반차량도 마찬가지다. 한순간이라도 주의를 게을리 하면 농기계는 사고로 연결되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마음자세로 농기계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농기계 사고로 인한 사고비용도 만만치 않다. 농기계 사고 건당 총비용은 1억원 이상 되며, 이는 호당 2015년 기준 농가소득 3700만원보다 3배 이상 상회하는 금액에 해당된다.

결론적으로 우리 농촌에는 수많은 농기계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현장에 대한 농기계 사고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본에서는 농기계 생산에서부터 농기계의 안전성 확보를 추구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농기계에 대해서도 자동차 보험같이 책임보험 및 임의보험을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다양한 관련 제도를 검토하고 우리에게 적합한 지원제도를 수정 도입하는 것도 농기계 사고 개선방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농기계 안전사고를 포함한 모든 사고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것이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여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모든 사고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허철희 농협중앙회 경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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