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세포 활성도 검사

▲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선천적인 면역 담당하는 백혈구의 일종 NK세포
혈액검사로 암·만성피로·신장질환 등 예방가능
검사결과 축적통한 질병진단 범위도 확대 전망

울산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주말을 맞아 집에서 푹 쉬었는데도 회사에 출근하면 몸이 천근만근 무겁게 내려앉는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하고 ‘왜 피로가 가시지 않을까’에 대한 의구심만 가지고 병원문을 나선다. A씨처럼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일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피로는 원인이 무엇일까? 바로 면역계의 이상이 문제다. 최근 이 면역력을 수치로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NK세포(Natural killer cell) 활성도 검사가 등장해 의료계의 각광을 받고 있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이 가능한지 알아보았다.

◇선천적인 면역을 담당하는 NK세포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고 6개월 이상 피로감이 지속되고 기억력 혹은 집중력 장애, 두통, 인후통, 경부 혹은 액와부 림프선 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이 있다. 그리고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거나 운동 혹은 힘든 일을 하고 난 후 심한 권태감을 느낀다면 만성 피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같은 만성 피로는 신경 내분비학적 이상으로 코티졸 생산능력의 감소나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면역계의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면역력은 오늘날 감기부터 암까지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요인으로 손꼽히며 현대인의 주요 건강 키워드 중 하나다”며 “이제까지 면역력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환자의 주관적 상태 평가에 의존해왔지만 이제 NK세포 활성도 검사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NK세포는 선천적인 면역을 담당하는 혈액 속 백혈구의 일종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능동적으로 찾아 그들의 자멸사 또는 괴사를 유도한다. 또 면역세포 중 유일하게 암세포의 발생을 가장 먼저 감지하며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한다. NK세포는 암, 자가면역질환, 바이러스성질환 발현 및 진행과 관련이 있으며, 알레르기성 비염, 구내염, 만성스트레스, 근력 및 체력저하에 의한 질환과도 관계가 있다.

◇질병예방과 치료 등 다방면에 활용 가능

NK세포 활성도 검사는 혈액 내에 존재하는 NK세포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킨 후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를 정량적으로 검사해 암을 포함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는 특히 면역력이 약화된 전립선암, 유방암, 위암, 자가면역질환 등의 질병 예후 평가에 유용할 수 있다.

실제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임상시험 결과 암환자의 NK세포 활성도는 정상인(750.4pg/㎖)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환자 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군에서는 106.2pg/㎖, 위암 환자군에서는 264.1pg/㎖, 전립선암 환자군에서는 132.7pg/㎖, 유방암 환자군에서는 205.8pg/㎖인 것으로 각각 측정돼 암환자와 일반인 사이의 면역력 차이가 7배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NK세포는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선천 면역세포로 전체적인 면역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NK세포 활성도 검사는 △암, 만성위염 및 성인병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감염성 질환(감기 등)에 쉽게 노출되는 경우 △대상포진 재발이 우려될 경우 △장기간 환경호르몬 및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 △흡연 습관이나 과도한 음주를 자주하는 경우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경우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또 NK세포의 활성저하로 발견할 수 있는 질환으로는 △암 △바이러스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만성피로 △영양장애 △고지혈증 △다발성경화증 △신장질환 등이 있다.

신 전문의는 “정기적인 NK세포 활성도검사를 통해 질병예방, 조기진단 및 환자의 재발 모니터링, 질환치료의 효과분석 등의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며, 향후 다양한 질병의 진단까지 활용범위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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