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격동 종양

▲ 황수경 울산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흉곽 내 공간…양성종양 잘 생겨
40~50대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병
양성·악성 판단 세침조직검사
위험성 높고 주변 전이 가능성
수술로 종양 제거 후 조직 판정
최근 로봇수술로 안전성 높아져

흔히들 건강검진에서 “양성종양이 발견됐다”는 말을 듣게 되면 혹시 암은 아닐까 겁이 나고 걱정을 하게 된다. 그중 흉곽 내부 공간을 종격동이라고 하는데, 종격동에 있는 신경과 림프절에 양성종양이 주로 잘 생긴다. 종격동 종양이 생기면 기침, 흉통, 호흡곤란 등을 겪게 되고, 종양이 기도, 식도, 대혈관으로 침범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악성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종격동 종양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환자 대부분 증상 없어

종격동 종양은 흉곽 내에서 양측 폐를 분리하고 있는 조직과 기관이 있는 종격동에 생기는 덩이를 말한다. 종격동 종양을 가진 환자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중 실시한 엑스레이나 CT에서 우연히 발견돼 추가적인 진료를 받게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기침, 객혈, 통증이나 삼킴 곤란 등의 증상이 있고, 전신 증상으로 발열이나 중증 근무력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종격동 종양은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한 빈도로 생기며 주로 발병하는 나이는 40~50대지만 청소년이나 소아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황수경 울산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는 “건강 검진에서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흉부 엑스레이 검사만으로 종격동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경우는 종양의 크기가 비교적 크거나 내부에 특이한 조직을 가지고 있을 때 잘 발견된다. 작은 덩이의 경우에는 흉부 엑스레이에서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흉부 엑스레이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면 추가적인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실시한다. 흉부 CT는 종양의 위치, 즉 종격동의 전후 좌우를 파악하고, 특징적인 종양의 내부 성상을 알 수 있으므로 임상적인 진단에 있어 필수적인 검사다. 또한 주변 장기로부터 관계를 파악 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수술적 치료의 계획 수립에 도움을 준다. 만약 악성 종양이 강하게 의심되거나 주변 장기로 침범이 의심될 경우 자기공명영상검사(MRI)나 PET-CT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진행

종격동 종양이 발견된 후에는 진단을 위해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바늘로 찔러 조직을 얻는 세침 조직 검사의 경우 종격동의 위치가 심장과 대동맥 주변으로 있어 위험도가 높고, 만약 악성일 경우 종양을 터트려 주변 부위로 전이를 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격동 종양의 경우 수술을 통해 조직 검사와 함께 종양을 제거하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수술 방법은 심장을 보호하는 방패뼈를 절개하는 정중흉골절개술 혹은 옆구리를 절개하는 개흉술 및 흉강경을 이용한 덩이 절제술 등이 있다. 정중흉골절개술은 가슴의 중앙부에 15㎝ 정도의 세로로 수술 창상을 만든 후 방패뼈를 절개해 병변에 접근하는 수술 방법이다. 개흉술은 갈비뼈를 따라 옆구리를 한 뼘 정도 절개한 후 수술하고, 흉강경 수술은 가슴의 좌측 혹은 우측으로 접근하며 갈비뼈 사이로 2~3㎝ 크기의 절개창 세 곳에 수술 기구를 넣어 시행한다.

종격동 종양의 크기와 성상에 따라 수술 방법이 결정되지만 최근 내시경 수술인 흉강경 수술이 발전함에 따라 정중흉골절개술과 개흉술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황 전문의는 “흉강경 수술은 정중 절개술과 개흉술에 비해 흉터가 작고 통증이 적으며,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짧아 일상 생활의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며 “최근 로봇 수술도 시행돼 보다 안전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로봇 수술은 기존 흉강경 수술에 비해 미세한 손 떨림을 보정해 종격동 주변의 혈관을 보다 정밀하고 안전하게 박리할 수 있으며, 수술 기구의 과도한 움직임을 제한하여 통증을 더 줄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악성 종양은 추가 치료와 검진 필요

수술 후에는 조직 검사를 통해 양성 혹은 악성 종양의 종류를 알 수 있고,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침이 결정된다.

양성 종양의 경우 절제만으로 완치가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악성 종양은 종양의 종류에 따라 추가적인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계획되기도 한다.

일부 악성 종양의 경우 수술적 완치가 됐더라도 장기간의 시간이 지나 드물게 재발하는 경우가 보고 되고 있어 수술적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황 전문의는 “울산대학교병원은 높은 수준의 건강 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종격동 종양의 조기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또한 Xi 다빈치 로봇 장비를 갖추고 다년간 종격동 종양 로봇수술 경험이 있는 외과의들이 환자들에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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