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60여명 작가 막바지 작업중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60여명 작가 막바지 작업중
이경호作 ‘인간의 기적’ 등
바람 활용한 작품 특히 많아
창작과정 담는 사진작가 붐벼
2017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7) 개막이 하루 앞으로(6월1일 개막) 다가온 가운데 전시장인 태화강대공원은 예년처럼 예술의 일렁임이 또다시 시작됐다. 초여름 자락에서 태화강대공원은 지난 봄의 향연을 걷어내는 대신 화려한 현대미술로 또 한번 더 큰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선보일 설치미술은 총 31점. 10개국에서 참가한 60여명 작가들은 늦은 밤에도 전시공간을 떠나지 못한 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전시장에는 바람을 활용한 작품이 유난히 많다. 출품작 중 가장 큰 작품은 이경호 작가의 ‘인간의 기적’이다. 새파란 대형 천 2장이 공중에서 마구 휘날린다. 움직임이 워낙 크다 보니, 푸른 천이 맞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바다를 가르던 모세의 기적이 연상된다. 이 작가는 울산의 근대사를 기적의 연속으로 해석한다. 새롭게 만들어 갈 또다른 기적이 어디에서 시작될 지,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또다른 대작 ‘하늘, 구름, 태양, 물, 흙’ 역시 바람 따라 움직이는 작품이다. 파랑, 빨강, 흰색, 노랑, 초록의 오색천이 시냇물 따라 오선처럼 펼쳐진다. 천의 길이는 무려 70m. 관람객은 오색천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천자락을 잡아당겨 그늘을 만들 수도 있다.
하이유안(중국) 작가는 “복잡한 삶의 모습을 5가지 색상으로 압축했다”며 “소통과 공존의 가치를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작가 수칸트 카팔라의 작품도 독특하다. 동그란 구 속에 자연을 상징하는 뱀과 사람을 의미하는 해골이 들어가 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방안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결과다.
태화강대공원에는 설치미술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사진작가들로 붐비고 있다. 한 사진작가는 “완성된 작품 보다 미완의 작품이 재미있다. 창작의 과정을 담아내는 작업 또한 설치미술제의 일부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의 후원으로 경상일보가 주최하는 ‘2017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개막식은 6월1일 오후 7시 태화강대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기념식과 테이프 커팅에 이어 축하공연 데이비드 브랜드슈테터(독일)의 퍼포먼스가 끝나면 큐레이터의 해설을 들으며 설치미술을 감상하는 라운딩 행사가 시작된다. 개막식 참가자는 누구나 아름다운 문양에 실용성을 갖춘 ‘아트디자인 부채’를 받을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