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당국자 “정교한 목표물 요격은 GMD 시스템의 엄청난 성과”

▲ [그래픽] 미국, 북한 ICBM 대비 첫 요격시험 성공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에 대비해서 한 첫 요격시험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미 국방부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을 실시했으며, 태평양 상공에서 가상의 ICBM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요격시험은 태평양 마셜군도 부근에서 미 본토를 향해 미사일로 가상 공격을 하면,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 내 지하 격납고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태평양 상공 외기권에서 격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북한의 중장거리 전략 탄도탄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장면을 2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에 따르면 실제 ICBM 모형 대신 기존 미사일보다 비행 속도를 한층 빠르게 만든 ‘맞춤형’ 미사일을 표적으로 사용했다. 차후 ICBM 모형을 이용한 시험 단계로 나갈 예정이다.

표적 미사일은 마셜군도 부근 환초(環礁) 콰절린의 미사일 실험장에서 발사됐다.

외신은 이날 요격미사일이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요격은 요격미사일에 실린 5피트(1.524m) 길이의 ‘요격체’(kill vehicles)가 표적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MDA의 짐 실링 국장은 “복합적이고 정교한 목표물을 요격하는 것은 GMD(지상기반 요격미사일) 시스템의 엄청난 성과이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실링 국장은 또 “이번 실험은 매우 실질적인 위협에 대응해 우리가 신뢰할만한 억지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은 북한이 향후 ICBM을 개발해 미 본토를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ICBM 공격 방어를 위한 요격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지난 14일 최대 사거리 4500~5000㎞의 준(準)IC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향후 2~3년 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이미 배치된 요격미사일의 숫자를 현재 36기에서 올해 말까지 44개로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AP통신은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2억 4400만 달러(2742억여 원)가 소요된 이번 실험이 전시 상황에서 북한이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요격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한 유인용 미사일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 미국이 북한 대륙간탄도탄 요격체로 개발 중인 다중목표 요격 미사일(MKOV) 체계 개념도.

이날 미국의 미사일 요격 훈련은 3년여 만에 처음 이뤄졌다.

이전까지 미국은 1999년 이후 17차례 요격시험을 실시했으며, 이 중 9차례만 요격에 성공했다.

최근 4차례 시험에서는 3번 실패한 끝에, 2014년 6월 단 한 차례만 요격에 성공했다.

잠재적 전투에서 요격미사일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한 2004년 이후 실시된 기존 9번의 요격 실험에서는 4번만 성공했다.

실링 국장은 “이번 실험이 주요한 목표를 충족했다는 것이 초기 판단”이라면서도 “원격 측정과 이번 실험에서 확보한 다른 데이터를 기초로 프로그램 요원들이 요격 시스템의 성능을 계속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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