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순방 등 성과 ‘지나친 부풀리기’에 비판 잇따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이 상사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맹목적인 찬양을 남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외국 순방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거나, 아니면 오랜 유럽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훼손한 ‘재앙’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은 이번 순방이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환영받은 외국 방문이었다는 자화자찬을 쏟아냈다.

▲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2주 만에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과 우리 국민에게 정말 특별한 한 주였다”며 ‘역사적’(historic)이라는 말을 수십 번 쓰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순방 성과를 소개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랍권과 이슬람권 국가 지도자들에게 한 연설이 “사람들이 앞으로 몇 년간 이야기할 역사적인 전환점”이었다며 “거의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혼자 “테러와 극단주의에 맞서 문명 세계를 결속”했으며,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했던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은 “두드러진 성공”이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낌없이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참모는 스파이서 대변인뿐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대규모 투자 계약을 두고 “30년간 재계에 몸담으면서 이런 거래를 본 적이 없다”고 칭송했다.

호프 힉스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하 직원들을 비하한다는 의혹을 해명하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력 있는 인품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유했으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독보적인 능력과 훌륭한 유머 감각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 백악관 브리핑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드는 기자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공보 기능에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참모들의 발언은 이제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여과 없이 바로 전달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분석했다.

최근 마이크 덥키 백악관 공보국장이 사임했으며, 스파이서 대변인도 경질설이 도는 등 백악관 공보 참모 개편설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공화당 자문위원을 지낸 마이크 머피는 참모들의 과찬이 “자신 없고, 과장이 심하다”며 이를 북한의 선전에 비유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토미 비터는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발언이 “바보 같다”며 “’검은색이 흰색이고, 아래는 위고, 트럼프가 따뜻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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