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이념 바탕으로 한 나눔·상생
프로슈머 중심의 유통혁명 통해
이익을 공유하는 4차혁명 이뤄야

▲ 김훈 경주전통한옥학교장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살고 있다. 즉, 과거 1차 산업혁명은 1784년 증기 기관차의 발명과 함께 기계화 산업으로 시작되었다면, 1870년 전기의 발명으로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정보화 및 자동화 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어느새 사물 인터넷이니 ICT나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공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것은 차세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고 이로 인해 이미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면 며칠전까지만 해도 하이패스 전용 칸 외에 사람이 요금 정산을 하던 두어 칸까지 모조리 없어지고 빈 공간을 그냥 지나치는데 딩동하며 요금이 처리되고 만다.

결국 하이패스에 밀리던 고속도로 요금 정산원들 마저 한 두 해 안에 모두 사라진다는 신호다. 작년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선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우선 단순 노동 저임금 근로자들부터 타격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그럼 고임금 전문직은? 이미 많은 은행 창구가 없어지며 은행원들이 대폭 감소되고 있고, 증권가 애널리스트 변호사들도 빅 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컴퓨터에 상당부분 자리를 내주고 말 것이다.

IBM왓슨의 빅 데이터를 이용한 암 진단 능력이 인간을 초월한지 오래다. 그럼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원래 인간은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게 되어 있지 않도록 창조되었다”는 성경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가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듯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어찌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을 해야 할까 .

미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만으로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없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과잉생산, 과잉소비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는 나눔이요, 상생이다.

공자도 예수도 석가모니도 모두 이 땅에 와서 외친 것은 하나다.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네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 이것이 바로 우리 한족의 홍익이념이요 올바른 상생의 이념이 네트워크의 근본 개념이다.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로, 말 그대로 거미줄처럼 관계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혼자는 결코 살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은 가족, 지역사회, 국가, 세계인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가 물적 네트워크와 함께 병행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는데 있다.

네트워크 인구 1000만 시대를 앞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부존자원이 많지 않은 우리 땅의 현실에서, 이제는 네트워크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렇다면 올바른 네트워크의 조건은 무엇일까? 모든 상행위는 이윤 추구에 그 근본 목적이 있겠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기업이 살아남고 존경 받을 수 있을까? 가치 중심의 근본이념을 바탕에 깔고 진정한 프로슈머 중심의 유통혁명으로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홍익이념이 바탕이 된 나눔과 상생의 철학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소비자가 유통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그 이익을 당당히 공유하는 이것이 바로 가치 충만의 네트워크 정신이다.

대기업의 총판, 대리점, 소비자로 이어지는 갑을 만이 존재하는 유통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을 같이 하는 단단한 중소기업이 산업의 핵심이 되는, 소비가 소비에만 그치지 않고 소득으로 이어지는 올바른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그것이 당당히 인정되는 사회,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사는 우리가 추구하고 인정해야 할 진정한 유통의 혁명이다.

김훈 경주전통한옥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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