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설치미술제(TEAF)가 1일 개막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미술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오는 11일까지 태화강대공원에서 계속된다. 11회를 맞는 올해 주제는 천변만화(千變萬化). 세상만사, 두루 섞여 새로워지는 변화를 모두 담자는 의도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 인도, 일본, 중국, 프랑스 등 10개국에서 6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작품은 30여점이다. 국제설치미술제는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강이라는 장소성(場所性)과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산업도시의 특성인 역동성(力動性)을 반영해서 기획된 예술행사다.

태화강은 울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강이 세계 문명의 발상지가 됐듯 1960년대 이전의 태화강은 생활의 원천이었다. 그 후 1990년대까지는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기적의 강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으로 오랫동안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버려진 강이 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태화강 환경개선이 시작됐고 기적처럼 맑은 강으로 되살아났다. 수영대회를 개최할 만큼 건강성을 회복하면서 다시 울산시민들의 삶의 터전이 됐다.

TEAF는 이처럼 되살아난 태화강이 예술의 강으로 거듭나도록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강은 대부분 예술을 품고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설치미술의 특징이 태화강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예술적 감흥은 울산에서 열리는 수많은 축제에 비할 바가 아니다. 11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는 우리나라 유일의 설치미술제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미술축제인 카셀(Kassel)도큐멘타는 독일 중북부의 작은 도시인 카셀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었다. 5년에 한번씩 열리는 카셀도큐멘타는 준비기간이 긴 만큼 100일동안 50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TEAF에 더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분명 국제적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미술 전시회는 전시장을 찾아가야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대중성이 부족하다. 그러나 설치미술은 야외라는 공간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 조각처럼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설치가 용이하고 철거도 쉬운 재료로 주변환경을 고려해 주제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관람객들의 참여를 통해 작품을 완성해가기도 한다.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회가 아니기 때문에 축제적 성격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울산시민들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달라진 울산, 아름다운 울산, 품격 있는 울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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