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강간해도 좋다” 발언 비판에 ‘르윈스키 스캔들’로 역공

▲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군은 여성을 성폭행해도 좋다는 자신의 발언을 비난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에게 발끈했다.

1일 필리핀 GMA뉴스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해군 행사에서 “첼시가 나의 ‘강간 농담’을 비난했다”며 “네 아버지가 백악관에서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맺었을 때 네 기분은 어땠니? 네 아버지를 비난했냐”고 비꼬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을 일으켰으며 이와 관련해 위증과 사법방해 등의 혐의로 1998년 탄핵 소추됐으나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돼 불명예 퇴진을 모면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첼시 같은 미국인들은 유리집에 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성 추문 때 첼시의 발언 또는 반응은 무엇이었느냐”고 반문했다.

▲ 클리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첼시.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소탕에 투입된 장병들을 위문하며 “여러분이 (여성을) 3명까지 강간한다면 내가 저지른 짓이라고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계엄군의 사기 진작을 위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과장된 허세였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필리핀 안팎에서 인권단체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첼시는 미국 언론의 보도로 두테르테 대통령 발언을 접하고 트위터를 통해 “두테르테는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잔인한 폭력배”라고 비난해 필리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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