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美언론 “트럼프 대통령 협정 탈퇴 결정한듯”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美탈퇴시 협정 존립 위기…녹색기금·사무국 운영비도 가장 많이 부담

 

미국이 이번 주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협약인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31일(현지시간)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파리 기후협정에 관한 내 결정을 목요일(1일) 오후 3시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하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파리 협정 탈퇴를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파리협정에 정통한 미 정부 관계자 2명은 CNN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협정 탈퇴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이날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인위적 기후 변화를 믿지 않는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미 부임 직후부터 주무 부처 수장으로서 탈퇴 방식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해 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프루잇 청장은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공식 탈퇴할지, 아니면 파리협정의 근간이자 모든 기후 변화 방지와 관련한 국제 협약의 모태인 유엔 기후변화협약 자체를 탈퇴할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고 한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지난 3월 파리협정에 따른 이행 조치인 탄소세 도입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내리는 등 협정에서 손을 뗄 조짐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식적으로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발언은 한 적 없지만, 전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적 치적 중 하나로 여겨지는 파리 기후변화협정 체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당선인 시절엔 “기후 변화는 미국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중국의 사기극”이라는 주장까지 펼칠 정도였다.

▲ 미국 와이오밍주의 화력 발전소.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움직임은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친기업 정서가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자동차와 에너지 기업들은 파리협정에 강하게 반대해왔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스트 벨트(쇠락한 산업 지역)에서의 중공업 부흥을 연일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환경과 같은 ‘글로벌 이슈’보다는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에 치중할 것임을 누차 확인한 바 있다.

미국이 실제로 파리협정에서 탈퇴한다면 협정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등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국제 외교 무대를 이끄는 미국이 무려 200여 개 국가가 서명한 대규모 국제협정에서 빠지게 된다면, 협정의 의미는 물론 실효성마저도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파리협정 체결 당시 이를 주도한 국가 중 하나인데다 ’녹색기후펀드‘ 이행금과 유엔 기후변화 사무국 운영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담당하고 있어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 등 이제 막 ’굴뚝 산업‘이 절정기에 오른 강대국들도 국내 기업들로부터 상당한 탈퇴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발효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도가량 상승했고,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은 세계 모든 국가에서 뿜어내는 탄소가스 가운데 무려 20%를 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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