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7)

 

1일 2017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7)가 시작된 태화강대공원에는 총 31점의 설치미술을 관람하러 나온 시민들로 늦은 밤까지 북적거렸다. 낮시간대 쏟아진 폭우와 돌풍에도 불구하고 이날 설치미술 전시는 오후 7시 개막식을 예정대로 진행했으며, 비와 바람이 그친 이후에는 말끔해진 하늘과 한층 시원해 진 바람으로 최적의 관람 환경을 형성했다.

동호회 모임전 단체관람

○…개막 첫날인 1일 밤 행사장에는 20여명의 단체관람객이 한꺼번에 관람을 다녀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행사장 인근에서 저녁모임이 예정돼 있던 체육동호회 회원들로 미술제 관람 이후 행사를 시작하자며 미술품을 돌아보고 있었다. 이들은 “미술에 관심많은 회원들이 많아 몇년 전부터 설치미술제는 꼭 방문했었다. 예년보다 작품 스케일이 더 커진 것 같다. 작품 배치도 관람객들 동선을 배려한 티가 난다. 다음 주말에 한번 더 방문해야겠다”고 말했다.

 

“봄꽃 배경으로 작품 감상”

○…한 부부 관람객 역시 3년 간 설치미술제를 지켜봐 왔다며 “지난 해에는 대공원 들판의 봄꽃 군락이 모두 파헤쳐진 뒤 미술제가 열렸었는데, 올해는 그나마 마지막 ‘끝물’ 봄꽃과 함께 설치미술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행사 시기를 앞당겨 만개한 봄꽃 군락에서 설치미술까지 동시에 관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찍으면 예술…‘인증샷’ 필수

○…포토존으로 인기를 모은 설치미술은 우성립 작가의 ‘어느 멋진 날 의 오후’와 박발륜 작가의 ‘Do.Do Project-내일로’ 였다. 우 작가의 작품은 공원 벤치에 앉아 한가롭게 커피 한잔을 하고 있는 중년 남성을 형생화한 것으로, 이미 작품 자체가 벤치 형태로 제작 돼 관람객들이 그 곳에 앉아 설치미술제의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설 정도였다. 박 작가의 ‘Do.Do Project’는 활기차게 전진하는 인체의 형상을 닮았다. 초록 들판을 배경으로 새 하얀 조각상은 전시장 내 시선이 집중되는 포인트에 세워져 이 또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 1일 태화강대공원에서 ‘2017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개막식이 열렸다. 식전행사로 화려한 밸리댄스가 펼쳐졌으며 이어 윤진섭 운영위원장이 국내외 참여작가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독일의 퍼포먼스아티스트인 데이비드 브랜드슈테터씨가 악수와 몰딩을 주제로 공연을 펼쳤다(위쪽부터). 김경우·김동수기자

500개의 빈 의자 작품으로

○…이번 미술제에서 작품이 차지하는 개별 면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작품은 올리버 그림(Oliver Griem·독일) 적가의 ‘더 이벤트(The Event)’였다.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부교수인 그림 작가는 무려 500개의 플래스틱 의자를 잡초 속에 일렬로 세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 본 한국의 각종 기념식장 분위기를 빈 의자 500개로 풍자한 것. 권위주의와 형식주의, 허풍과 무의미, 과도한 의전 등 빈 의자가 대변하는 작가의 메시지에 보는 이들마다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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