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밝힌 공모 이유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구·군별 지역 정서에 적합한 대표민속축제를 선정·육성”하는 것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축제에 지원을 확대하면 5개 구·군의 대표축제가 명확해지고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울산시의 대표축제인 처용문화제와 월드뮤직페스티벌을 분리하면서 이같은 공모를 통해 자연스럽게 처용문화제를 남구의 대표민속축제로 넘기려는 의도가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의도대로 결과가 나타나긴 어렵게 됐다. 남구는 아예 신청을 하지 않았고 울주군은 기존의 옹기축제가 아닌 새로운 ‘전통 옹기가마 체험 축제’를 신청했다. 고래축제를 열고 있는 남구로서는 당장에 처용문화제를 넘겨받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울주군은 옹기축제가 문화관광부의 유망축제로 2년 연속선정돼 내년에는 우수축제로 발돋움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마당에 민속축제로서 울산시의 지원을 받는 것이 오히려 뒷걸음질이라고 판단해 ‘가마체험’이라는 신규축제를 만들어 신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구의 마두희나 북구의 쇠부리축제는 응모를 통해 시지원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으니 나쁠 것이 없다.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3호인 주전봉수대를 갖고 있는 동구는 봉수대축제라는 새로운 축제를 발굴 신청을 했다.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새로운 민속축제만 최대 2건이 더 생겨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구·군별로 일률적으로 민속축제를 하나씩 가져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흥행성이 떨어지는 민속축제에 국한해 대표축제를 만들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관광수익이 발생하고 문화적 자긍심이 될 수 있는 울산시의 대표축제 발굴이 절실하다. 결과적으로 7일 열리는 심의위원회가 매우 중요해졌다. 전문성을 갖춘 심의위원들이 울산의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진단하고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