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 활성화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울산시 남구가 학(鶴) 복원과 생태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로부터 1~2쌍의 학을 기증받아 기르겠다는 것이다.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남구는 매년 울산을 찾는 백로가 8000여마리, 까마귀가 10만마리로 늘어나자 철새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삼호동을 철새마을로 육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호동에 철새홍보관을 짓고 마을은 그린빌리지로 만든다. 게스트하우스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한다. 완공을 눈앞에 둔 남산동굴피아와 연계해 생태관광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학은 이러한 남구의 생태관광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큰 틀에서 보면 울산은 예부터 ‘학의 고장’이므로 굳이 기초단체의 경계를 따질 이유는 없지만 사실상 남구는 울산지역 내에서도 학과 인연이 비교적 적은 기초단체다. 오히려 중구와 울주군이 학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중구는 학을 자연상징물(區鳥)로 삼고 있기도 하다. 천신이 금신상을 입에 문 쌍학을 타고 계변성에 내려 왔다는 ‘계변천신 설화’의 발상지인 계변성이 중구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울산왜성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예전 이름인 울산학성도 중구에 자리하고 있다. 울주군에도 학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사일리에는 해발 344m의 무학산(舞鶴山)이 있다. 학이 춤추는 형상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곡천변에는 화학암이라는 바위도 있다. 학 그림이 그려진 바위라는 뜻이다. 학소대라는 글씨도 남아 있다. 그러나 울주군의 새는 비둘기다.

철새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이다. 남구는 구조(區鳥)를 비둘기에서 백로로 변경했다. 대숲과 더불어 백로가 명실상부 울산의 생태관광자원의 대표가 됐기 때문이다. 겨울철엔 백로 대신 떼까마귀가 울산의 하늘을 채운다. 백로, 떼까마귀에 학까지 갖춰지면 생태관광지로서 확고한 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태화강에는 수많은 새들이 찾아든다. 이들 새들을 활용한 생태관광 활성화는 산업도시로 알려진 도시이미지를 바꾸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학은 우리 민족이 예부터 좋아했던 새다. 특히 머리에 빨간 반점을 가진 하얀색의 단정학(丹頂鶴)은 옛그림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면서 선비의 고고한 품격을 상징했다. 그 자태가 매혹적인 단정학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새가 됐다. 잿빛 학, 재두루미는 주남저수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단정학은 보기가 어렵다. 희소성에서도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크다. 울산에서 단정학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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