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내년부터 사육 추진...인공·자연부화 목표로 진행

▲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등이 지난 3월 벤치마킹을 위해 둘러본 경북대학교 조류생태환경연구소 학 사육장.

역사 속에 살아 있는 울산의 ‘학’(鶴)을 관광콘텐츠로 만드는 사업이 추진된다. 멸종위기종이자 행복과 행운 등을 상징하는 학을 생태도시로 거듭난 울산에서 번식시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울산 남구청은 내년 상반기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희귀종인 학 1~2쌍을 경북대학교 조류생태환경연구소로부터 기증받아 기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남구청은 이를 위해 지난 3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를 찾아 학 사육시설 등을 둘러봤고, 조만간 학 기증 등을 위한 협약을 연구소측과 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현재 학 8종, 5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3동의 사육장과 관리실, 비행훈련장, 검역용 격리사육장, 부화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연구소는 학의 인공 또는 자연부화와 관련해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청은 앞서 학을 관광콘텐츠로 개발한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본 오카야마현을 다녀왔다. 이곳은 자연보호센터, 고라쿠엔정원 등을 운영하면서 학을 사육하고 있으며, 학 보호, 증식, 훈련, 야생 복귀 등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학은 방목하더라도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 않고 거주시설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청은 울산과 학의 인연이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 등을 토대로 관광콘텐츠 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의 탄생설화인 계변천신 설화에 학이 등장하는데, 신라 말 박윤웅은 울산지역의 호족세력으로 등장해 신학성(神鶴城) 장군이라 불렸고, 901년(효공왕 5년) 쌍학(雙鶴)이 온통 금으로 된 신상(神像)을 물고 계변성 신두산에서 울었다고 했다. 이후 박윤웅은 흥려부의 지배자로 고려 태조의 후삼국 통일에 기여하고, 고려 성종이 울주(울산)의 별호(別號)를 학성(鶴城)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학이 1954년 청량과 범서에 서식했다는 기록이 <울산승람>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남구청은 생태도시로 되살아난 ‘울산’과 매년 떼까마귀 10만마리, 백로 8000마리 등이 찾는 ‘철새 도래지’, 역사 속에 등장하는 ‘학의 도시’ 등을 이야기로 엮으면 충분히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학을 사육하는데서 시작해 장기적으론 남구 조류생태환경연구소를 설립해 인공·자연부화 등을 통해 학의 개체수를 늘리고 자연 방사 또는 희망 지자체 기증, 학이 찾는 도시 울산 홍보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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