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세먼지 감축 대책

▲ SK이노베이션울산CLX /경상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 미세먼지 감축 대책
경유차 퇴출·경유 유류세 인상
LPG 사용규제 완화 등 검토중

정유업계, 대응책 마련에 분주
경유 매출비중 높아 ‘노심초사’
해외 비중 늘리는 등 대책 고심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 대책으로 2030년까지 경유차 퇴출과 경유에 대한 유류세 인상, LPG 사용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 정유업계가 노심초사 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인 큰 만큼 정유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경유세 인상 등을 통해 경유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에너지 세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기존 100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비율을 95대 90으로 바꿔 경유값은 올리고 휘발유 값은 내리는 방안을 구상 중인데, 오는 8월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PG사용제한 규제를 풀어 일반인도 LPG차를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사들은 이에 새 정부의 환경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정유사는 경유 수요 감소에 따른 중장기 이익 예측 변화를 계산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는 정유사의 수익에서 휘발유·석유화학과 더불어 한 축을 차지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한 석유제품 총 11억5467만배럴 중 경유가 3억3852만배럴로 29%에 해당한다. 유종별 생산량 기준으로는 1위 제품이다. 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제품별 생산비중을 보면 경유는 32%로 휘발유 보다 배 이상 많고, S-OIL은 휘발유의 3배 가까이에 이른다.

지난해 SK에너지는 휘발유를 팔아 3조8657억원, 경유로 8조84억원 매출을 올렸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 34%를 기록해 경유가 휘발유의 두 배를 넘는다. S-OIL은 휘발유보다 경유의 매출 비중이 훨씬 높다. 지난해 휘발유는 1조5517억원(9.5%) 매출을 올렸는데 경유로는 4조5209억원(28%) 매출을 기록해 휘발유와 경유 비중 차이가 3배에 육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의 경유 규제는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유안타 증권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대로라면 2018년부터 2030년까지 경유차량 917만대가 강제 퇴출되고, 연료 소비량도 7281만배럴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정유사들의 2030년까지 매출 감소 규모는 국제유가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6.3%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업계는 그 동안 경유 수요 확대를 노리고 투자를 확대해왔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등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5년까지 총 8조원 가량을 들여 고급 경유 생산 고도화설비를 구축했다.

지역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등·경유의 경우 내수보다 해외 비중이 많아 해외 비중을 늘리면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면서도 “경유세를 인상한다고 해서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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