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출시, 여행 관련 서비스 강화…현대카드 초청 고객만 신청 가능

▲ 현대카드 더 블랙 에디션2 광고. [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연회비만 250만 원인 국내 최고가 ‘VVIP’ 신용카드가 나왔다.

11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4월 말부터 국내에서 연회비가 가장 비싼 ‘더 블랙 에디션2’를 내놓고 신규 회원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껏 현대카드 ‘더 블랙’과 삼성카드 ‘라운 O’, 하나카드 ‘클럽 1’, KB국민카드 ‘탠텀’ 등이 연회비 200만 원으로 가장 비쌌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연회비를 50만원 올린 ‘더 블랙 에디션2’를 내놓으면서 이 카드가 국내에서 연회비가 가장 비싼 카드가 됐다.

현대카드는 ‘더 블랙 에디션2’를 내놓으면서 연회비를 50만 원 인상한 대신 각종 여행 바우처와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을 이전보다 강화했다.

현대카드는 ‘더 블랙’ 시절부터 일명 ‘VVIP 카드’라 불리는 최고 등급 카드 중에서도 가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현대카드가 먼저 초청하지 않는 한 신청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청을 받고 가입 의사를 밝혀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비롯한 8명 위원이 직접 심사해 만장일치로 승인이 나야 이 카드 주인이 될 수 있다.

2005년 처음 출시하면서 최대 회원 수를 9천999명으로 못 박아 놨지만,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가입자는 2천 명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새로 가입한 고객 수도 약 40명에 불과했다.

‘더 블랙’ 1호 주인공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더 블랙’ 고객으로 알려진 가수 지드래곤은 노래 가사에 ‘내 카드는 블랙, 무한대로 싹 긁어버려’라고 쓰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더 블랙 에디션2’ 역시 ‘더 블랙’과 같은 회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가입하기도 어렵고 연회비도 비싸지만 일단 ‘더 블랙 에디션2’ 카드를 갖게 되면 연회비 이상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당장 카드 실물부터 다르다. 일반 카드와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소재로 제작됐다.

또 키톤,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리오니 등 명품 브랜드 바우처와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이용권, 특1급 호텔 이용권 등을 준다.

여기에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은 퍼스트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해준다.

인천에서 뉴욕까지 대한항공 왕복 가격이 비즈니스석은 약 500만원, 퍼스트 클래스는 1천만원 이상이어서 업그레이드만 한 번 받아도 연회비를 뽑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자랑하는 서비스는 ‘돈 주고도 못 사는’ 혜택이다.

365일 24시간 콜센터를 통해 온갖 부탁을 들어주는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오늘 오후에 급히 홍콩으로 갔다가 다음날 두바이로 가야 하니 비행기 티켓을 구해달라”하는 단순 주문부터 “싱가포르로 출장을 왔는데, 고객을 모시고 갈 수 있도록 미슐랭 별을 받은 식당 중 괜찮은 곳을 예약해 달라” 등 요청도 개인비서처럼 해결해 준다.

또 회원만 모아놓고 해외 유명 와인 전문가나 명품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를 불러서 소규모 파티를 열어 취미 생활도 하고 인맥도 쌓게 해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더 블랙과 비교해 기본적인 서비스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연회비가 올라간 만큼 여행관련 바우처 발급이나 항공권 업그레이드 혜택이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가 연회비를 올리면서 국내에서 가장 비싼 VVIP 카드 자리를 선점했지만 다른 카드사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카드사들이 서민을 대상으로 고금리 카드론 장사를 하거나 일반 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해서 번 돈으로 부자들에게 선심성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많아 감독 당국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전업계 카드사가 연 회비 100만원 이상의 VVIP 카드를 보유한 고객에게 받은 연회비는 약 54억원이지만 이들에게 제공한 부가서비스 총액은 약 96억원이다.

이 중 현대카드 ‘더 블랙’ 고객이 받은 부가서비스 총액은 약 37억원이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연회비 외에도 VVIP카드를 통한 수수료나 금융 수입 등을 합하면 부가서비스를 주고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연회비를 올리고 서비스도 강화하면 좋겠지만, 금융당국에서 별로 좋지 않게 보고 있어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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