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5)‘노래하는 서예가’ 양영희씨

▲ 서예퍼포먼스 활동에 이어 ‘노래하는 서예가’로 변신한 양영희씨가 최근 발매한 두 번째 앨범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30년전 취미로 시작한 서예
2001년엔 서예학과 진학해
서예퍼포먼스가로 맹활약
방송사 노래경연 출연 계기로
가수의 꿈 도전 2집앨범도 내

“안녕하세요. 신인가수 양영희입니다. 2집 앨범 ‘첫단추’(박현진 작사·작곡) 많이 사랑해 주세요.”

울산에서 30년간 서예가 및 퍼포먼스 서예가로 활동중인 양영희(여·62·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회장)씨는 최근 신인가수로 활동하며 인생의 대전환점을 맞았다. 2015년에 이어 최근 2집 앨범을 낸 그는 ‘노래하는 서예가’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30여년 전 그는 자녀들이 입학하면서 여유시간이 생기자 앞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시작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꽃꽂이, 운동, 의학공부, 검도, 테니스 등 다양한 것들을 배웠지만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서예다 싶어 시작하게 됐다.

전통 서예만을 해오던 그는 지난 2001년 서예학과에 진학하면서 ‘퍼포먼스 서예가’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게 된다.

그는 “서예과 수업 중 ‘선과 조형’이라는 수업에서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말고 서예로 퍼포먼스를 해보라’는 교수님의 조언과 학교 후배의 적극적인 서예퍼포먼스 활동을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작은 체구탓에 키보다 큰 퍼포먼스 붓을 다루기 힘들때도 있지만 찾아가는 문화 예술 분야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예퍼포먼스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던 그는 2008년 울산 중구에서 열린 한 방송사의 노래경연대회에 출연하면서 노래로 처음 무대에 올라가게 됐다. 당시에는 서예퍼포먼스를 알리기 위해 ‘노래하는 서예가’로 출연했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른 첫경험이었지만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알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던 그는 노래에 도전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연습에 돌입했다.

8년 넘게 유명 작곡가들을 찾아다니며 지도를 받고 하루 두세시간씩 연습을 거듭한 끝에 2015년 첫 앨범 ‘인생글씨’를 발매했다. 서예퍼포먼스에 이어 가수에도 도전하겠다고 하니 가족들의 반대는 극심했다.

그는 “매일 서예퍼포먼스와 노래 연습으로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오랫동안 모셨던 시어머니를 비롯해 남편과 아이들도 심하게 반대했지만, 지금은 자녀들도 성장하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가장 큰 응원군이 되어주고 있다”며 “가족들의 반대 속에서도 서예와 노래를 하고자 하는 강한 집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은 훈련의 연속성’이라고 말한 그는 앞으로도 더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하면서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노래와 서예로 재능기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울산지역을 넘어 서울에서도 가수로 활동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서예퍼포먼스 활동을 하다 보면 애국심이 자연스럽게 싹트는 것을 느낀다”면서 “10여년 후에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쳐 선비정신을 일깨워주는 교육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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