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최고 관광상품은 누가 뭐래도 산업관광이다. 울산은 세계 최고의 조선기업인 현대중공업,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인 현대자동차, 365일 꺼지지 않는 석유화학공단은 관광자원으로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우리나라 도시 중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이 가장 높은 ‘부자도시’로 알려져 있는 것도 산업관광의 상품성을 높여준다. 특히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려면 산업관광이 필수다. 세계대전 이후 가장 단시일에 근대화를 이룬 우리나라의 산업역사는 개발도상국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호기심은 여행지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런데 산업관광이 퇴보하고 있다. 올해가 ‘울산 방문의 해’인지라 관광산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올해 1~3월 울산지역 산업단지를 방문한 관광객수는 1만850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만7000명이었다. 31.4%나 줄어들었다. 현대차와 중공업의 방문객이 대폭 감소한 반면 SK에너지는 늘었다. 경기상황과 일치한다. 현대차와 중공업이 경기침체로 탐방객에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 관광객 감소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말이다.

반면 울산시의 관광객은 올해 부쩍 늘었다. ‘울산방문의 해’가 주요 요인이다. 5월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37배나 늘어난 294만명이 울산을 찾았다. 올해 목표 400만명 달성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방문객 숫자가 늘어난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울산방문의 해는 관광산업의 주춧돌을 놓는 역할일 뿐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이 되려면 산업관광의 수요를 늘려야 한다.

우선 산업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울산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산업관광의 주체는 기업이 아니라 울산시가 돼야 한다. 한때 기업방문을 주요 홍보수단으로 인식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기업체들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시티투어 버스의 방문에만 주력하고 있다. 울산시가 기업체 탐방프로그램 개발과 전문 안내원 양성 등 예산과 인력 투입에 나서야 한다. 기업체의 경기악화가 원인이라며 손을 놓고 있을 때가 결코 아니다.

산업관광을 기업체 탐방으로 단순화하는 것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달천 쇠부리는 울산이 삼한시대부터 공업도시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관광자원이다. 조선시대 분청사기를 생산했던 삼동하잠리요지군(울산광역시 기념물 37호), 외고산리 옹기마을 등도 산업관광 코스로 확대해 스토리텔링하고 볼거리·즐길거리도 확충해야 한다.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 울산대공원을 기증한 SK의 창업주 최종현, 울산이 고향인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등 기업인들의 기념관을 만들거나 의미 있는 장소에 상징성을 부여, 관광상품화해야 한다. 어느 도시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관광자원을 갖고도 산업관광이 대폭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울산시의 노력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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