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각결막염

▲ 한현철 울산병원 안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 감염으로
충혈·눈곱·눈물·이물감·통증 등 나타나
명확한 치료법 없어…개인위생 철저히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지난 1일부터 전국 해수욕장들이 하나둘 개장하고 있다. 그러나 휴가 시즌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계곡과 해수욕장 등으로 한데 몰리게 되면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각종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중 흔히 ‘눈병’이라고 불리는 안과의 대표적인 전염성 질환 중 하나인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대폭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1년 내내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여름철에 특히 환자수가 급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 등을 알아보았다.

◇바이러스에 의해 직·간접적인 접촉으로 전염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의 감염으로 발생한다. 직·간접적인 접촉으로 빠르게 전염되며 증상도 심한편이다. 대개 한쪽눈으로 시작해 며칠 내에 반대편 눈으로 옮겨가고, 발병 후 완치까지 수주 가량 지속된다. 또 다른 결막염과는 다르게 초기에 치료를 시작한다고 해도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주요증상 중 본인이 느낄 수 있는 자각증상으로 충혈, 눈곱, 눈물 흘림, 이물감, 통증 등이 있으며, 가끔 각막의 염증이 심한 경우 시력감퇴를 호소하기도 한다.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충혈, 결막부종 또는 눈꺼풀이 부어오르는 증상 등이 있다. 대부분 특별한 후유증 없이 치유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각막이 벗겨지는 각막미란, 치료 후에도 각막이 뿌옇게 흐려지는 각막혼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법은 일반적으로 세균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광범위항생제 안약을 투여하거나 염증을 줄이고 각막의 혼탁을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한다. 또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가려움을 경감시키거나 점안액을 써서 이물감을 덜어주고, 차가운 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힌다. 심한 경우 결막의 염증이 심해져 가성막이 생기면 이를 물리적으로 제거해주는 치료도 필요하다.

한현철 울산병원 안과 전문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바이러스 질환으로 감기와 비슷해 명확한 치료법은 없다”며 “또한 감염 후 병이 낫기까지 대개 수주가 소요되며, 스스로 치유될 때까지 증상 완화에 대한 처방이 주를 이룰 뿐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개인위생 철저히 해야

유행성 각결막염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직접 접촉은 물론 간접 접촉으로도 옮길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는 손에서 눈으로, 다시 눈에서 손으로 옮기 때문에 결막염이 발생한 환자는 가급적 자신의 눈을 만지지 말고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어 전염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한 전문의는 “가렵다고 눈을 비비거나 식염수로 눈을 씻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눈이 더 자극을 받아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세수할 때는 눈 안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눈 주위만 닦는 것이 좋고, 안대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행성 각결막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묻어 있다고 의심되는 문손잡이나 집기류는 잘 닦아서 사용해야 한다. 수건이나 비누, 담요, 베개, 화장품 등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고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유행성 각결막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유행성 질환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본인이 질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자주 손씻는 습관을 들이고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 전문의는 “만일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가 각결막염으로 인해 부종이 생기고 충혈이 있다면 절대 만지게 해서는 안된다”며 “또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것이 좋으며, 아이의 개인물품은 끓는 물에 소독하거나 소독제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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