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주 울산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주무관

최근 신문이나 언론에 나오는 IT 용어 중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 ICT,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이다. 이러한 기술은 미래사회에 중요한 경제의 주축이 될 것이고 지금도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직·간접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더욱이 모바일, 클라우드, SNS의 등장으로 보편화된 스마트폰의 보급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우리생활의 편리함과 동시에 많은 역기능을 낳기도 한다.

‘디지털 치매’를 쓴 독일의 뇌의학자인 만프레드 슈피처(Manfred Spitzer)는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인간의 뇌가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퇴화를 위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또 하나의 주장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이고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IT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사고능력은 더 떨어지고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이 늘었고 깊이 있게 사고하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스마트폰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이 더욱 본격화되면 인간이 로봇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수 도 있겠다는 끔직한 상상도 가끔 해본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뜨거운 햇볕아래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보다 실내에서 스마트폰 놀이에 익숙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마냥 IT의 기술발전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학교 친구들끼리 단톡방을 열어 대화에 끼지 않으면 왕따로 전락해 버리는 분위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친구 관계를 이어주는 필수품이 되었다.

특히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은 각종 사회적 문제로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입시의 지나친 경쟁과 맞벌이, 이혼, 재혼 등 다양한 가정환경에서 사회적·정신적으로 아직은 미숙한 청소년들이 정체성 혼란과 소외감, 우울, 불안 등을 쉽게 해소하기 위한 매개체가 되었다. 그리하여 청소년기에 스마트폰의 중독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각종 전문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형성에 대한 부작용으로 강박증,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신적 질환의 다양한 문제점이 밝혀지고 있다. 구글과 야후 등 세계를 주름잡는 IT 업계에 종사하는 IT 리더들의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발도르프 학교’는 디지털 기기에 대해 철저하게 금지하고 독서를 통해 뇌의 전두엽을 자극시켜 사색하고 사색이 학습으로 이어지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빌 게이츠는 최근 영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녀가 14세가 되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대폰 소지 나이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가정 내 예절을 위해 식사 시 사용도 금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중학생 스마트폰 보급률이 90%에 달한다는 통계치 결과와는 대조를 이룬다. 그렇다고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에게 무조건 사용을 금지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중독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청소년 자신이 중독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스스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기관에서는 올바른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을 위해 예방교육 및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통해 위험군 학생 상담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정에서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들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의 유해성을 알려주고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 자녀들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중독 상담센터를 이용하여 도움을 받고 가정에서는 TV 시청이나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체활동이 왕성한 청소년기에 야외활동의 기회를 가지는 것도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인터넷 과다사용이나 스마트폰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슬기롭게 극복하여 IT 산업의 핵심기반인 ICT(정보통신기술)를 이끌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김정주 울산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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