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돼지(순대)국밥 (덕하 장터순대국)

 

간판에는 ‘장터순대국’이라는 작은 글씨와 전화번호가 전부다. 위치는 덕하장 바로 옆, 자동차와 버스가 쌩쌩 달리는 1차선 도롯가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식당 오픈시간인 11시부터 줄줄이 사람들이 들어선다. 낮 12시가 채 되기도 전에 적체 현상이 생겨난다. 현관 쪽 테이블에는 각기 따로 온 사람들이 한 상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 적게는 4~5명, 많게는 10여 명씩 줄을 설 때도 많다.

단골들은 대부분 현장 인부들. 오전 내내 일하다가 먼지가 낀 그대로의 모습으로 식당을 찾는 이들이 적지않다. 사이사이 장 보러 나온 어르신들, 인근학교 교사들이 끼어있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푸짐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맛 또한 깔끔하다고 소문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기본찬은 깍두기와 배추김치. 여기에 고추와 양파, 부추 재래기와 다대기, 다진 고추, 새우젓, 쌈장까지 풀세트다. 메뉴는 순대국, 돼지국밥, 내장국밥 3가지. 모두 6000원이다. 어느 것을 시켜도 펄펄 끓는 뚝배기가 나온다. 국물은 너무 희지도, 너무 투명하지도 않다. 점성 또한 강하지 않다.

손으로 빻은 듯 거칠게 다져진 마늘이 고명처럼 수북하게 올려져 있다. 마늘을 올리는 다른 국밥집도 많다. 하지만 이 곳의 마늘 분량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입맛에 따라 다대기에 후추까지 첨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주방에서 나온 그대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즐기는 손님이 더 많은 이유다. 하얀 소면 대신 쫄깃한 당면이 들어있는 것도 특징.

국밥을 좋아하지 않는 이에겐 돼지고기 건더기의 잡내가 살짝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늘이 그 잡내를 대부분 걷어가고, 콩나물이 감칠맛을 더한다.

이 집의 단점은 주차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 2일·7일 덕하장이 열릴 때는 특히 심하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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