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반기문 전 총장을 IOC 윤리위원회 차기 위원장에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OC 총회 투표에서 최종 선출되면 반 전 총장은 4년간 IOC 윤리위원회를 지휘한다. IOC 윤리위원회는 IOC 위원들의 비위를 자체 조사하는 국제스포츠계의 ‘저승사자’다. 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반, 지명수락 영광이자 기쁨”
IOC위원들의 비위조사 임무
9월 페루총회서 투표후 결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에 지명됐다.

IOC는 14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서 IOC 집행위원회가 이날 반 전 총장에게 IOC 새 윤리위원장직을 제안했다면서 오는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선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도 이날 오후 늦게 IOC 발표 내용을 확인했다.

박철근 체육회 국제협력본부장은 “IOC의 발표 소식을 접했다”면서 “반기문 전 총장이 IOC 윤리위원장으로 선출되면 IOC 위원들의 비위 행태 등 윤리적인 문제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OC는 반 전 총장이 새 윤리위원장이 되면 세네갈 헌법재판소장 출신 유수파 은디아예 현 윤리위원장의 후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IOC는 반 전 총장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유엔 8대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유엔에서 최고 수준의 윤리, 진실성, 의무, 투명성을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반 전 총장의 첫 지시가 유엔 기구의 모든 시스템에서 통일된 윤리 기준과 정책을 제정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반 전 총장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유엔 2030 어젠다에서 스포츠를 중요한 조력자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반 전 총장이 IOC 윤리위원장 지명을 수락한 것은 영광이자 기쁨”이라면서 “진실성과 책임감, 투명성을 앞세워 모범적으로 공적인 서비스를 해온 반 전 총장은 올림픽 운동의 위대한 친구”라고 평했다.

반 전 총장은 “IOC 윤리위원장으로 지명돼 매우 영광”이라면서 “책임감을 느끼며 겸허하게 이를 수용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엔과 IOC는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헌하고자 수년간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협력해왔다”면서 “올림픽 운동의 방침에 따라 IOC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개선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열린 IOC 총회에서 역대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올림픽 정신이 곧 유엔의 정신”이라면서 “소치 올림픽과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성화 봉송에 나서기도 했다”고 IOC는 소개했다.

IOC 윤리위원회는 IOC 역사상 최악의 비리인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 터진 1999년, 올림픽의 가치와 원칙에 기초해 윤리를 지키려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은 200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가 유치 과정에서 IOC 위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것이 드러나 수 명의 IOC 위원들이 제명된 사건이다.

윤리위원회는 IOC 위원의 윤리강령 위반과 IOC 위원의 비윤리적 행태 제소사항을 조사한다.

단 윤리위원회에서 직권 조사할 수 없으며 제소 사항 발생시 IOC 윤리책임자 겸 특별감사책임자가 조사한다고 체육회는 설명했다.

IOC 윤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이며 모두 IOC 총회에서 비밀투표를 거쳐 선출된다. 위원의 임기는 4년이며 재선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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