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을 운영하며 12년째 매년 5월 어르신들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고 있는 장순연(오른쪽 세번째)씨가 지난 5월25일께 경로잔치 후 식당 직원들, 박천동 북구청장,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북구 중산동 이화마을서
23년째 식당운영 장순연씨
매년 5월 경로잔치 열어
“나눌수록 마음 풍족해져”

12년째 5월이 되면 가게 문을 닫고 동네 어르신들을 초대해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식당 주인이 있다. 어려웠던 시절 따뜻한 격려를 잊지 않았던 어르신들에 대한 보답이라며 동네 며느리를 자처하고 있는 장순연(56)씨 이야기다.

장씨는 울산 북구 중산동 이화마을에서 23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12년 전 현재 위치로 자리를 얻어 첫 경로잔치를 열었던 것이 올해로 열두번째 이어졌다. 올해는 지난달 25일 경로잔치를 마련했다. 인근 이화·화정마을과 아파트 어르신 300여명이 장씨의 식당을 찾았다.

“밥을 대접하고 함께 먹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어요. 언젠가 가게 앞에서 채소를 팔던 할머니에게 비빔밥 한그릇을 대접한 적이 있는데, 훗날 어르신이 다른 동네로 이사가서도 양파나 상추를 틈틈이 보내주시더라구요.”

단순한 식사 한끼 대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큰 의미가 있다고 믿는 장씨는 경로잔치를 마련하는 날 하루만큼은 식당 문을 닫고 온전히 어르신들께 정성을 쏟는다. 그렇다보니 식탁을 돌며 어르신들이 주는 술도 받아야하고, 옆에 앉아 소소한 말벗도 해야하는 등 며느리 역할도 해야한다.

매년 300명이 넘는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식당 직원들과 며칠에 걸쳐 음식을 준비한다. 장씨가 벌이는 일에 뜻을 함께하는 식당 거래처에서는 식료품을 후원하고, 경로잔치 당일에는 지역 통장들이 일손을 보탠다.

“나눈다는 것은 마음이 풍족해 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옛날 힘든 시절 격려를 아끼시지 않았던 어르신들의 마음을 잊지 못해요. 이제는 제가 어르신들께 하루만이라도 마음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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