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선수 명단 기재 오류 탓에 이대호 없이 4연패

단순한 착오라고 하기에는 치명적이었고, 롯데 자이언츠가 그동안 보여온 행태를 되돌아보면 새삼스러웠다.

롯데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4년 15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몸값으로 데려온 이대호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4연패에 빠졌다.

자업자득이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대호의 체력 안배를 고려한 듯 이대호를 지명타자, 최준석을 1루수로 기용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출전 선수 명단에 기재된 1루수는 이대호였다.

1회말 넥센의 공격 도중 1루수로 이대호가 아닌 최준석이 나오자 장정석 넥센 감독이 심판진에게 항의한 것은 당연했다.

대가는 컸다. 롯데는 이대호의 지명타자 자리가 없어지고 선발 투수인 노경은이 4번 타자를 떠맡게 됐다.

이대호는 1회초 한 타석만 소화하고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았다.

롯데 측은 “출전 선수 명단 제출과 현장의 커뮤니케이션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수로 넘길 일이 따로 있다. 현장에서 ‘오더’라고 부르는 출전 선수 명단은 명백하게 말해 감독의 잘못이다.

기록실에 출전 선수 명단을 제출하기 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사람이 바로 감독이기 때문이다.

3연패를 끊기 위해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오자 선수들도 동요했다.

롯데는 이날 병살타 3개가 나왔다. 선발 노경은이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지만, 야수진은 좀처럼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2로 역전당한 뒤 8회초에는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났고, 9회초 역시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지난해 ‘느그가 프로가(너희가 프로 선수인가)’라는 모욕적인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지난 시즌 롯데가 NC 다이노스에 1승 15패의 굴욕을 당하자 참다못한 팬들이 조롱 섞인 항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올 시즌에도 이 문구는 유효하다. 롯데로서는 올해 이 말을 또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답이 보이지 않는 롯데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