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열어가는 울산의 베이비부머
(6) 대한유화 퇴직 후 취업도우미 변신 허진년씨

▲ 울산지역 민간직업훈련기관인 울산산업직업학교의 HRD(인적자원개발)지원 센터장을 맡고 있는 허진년씨. 장태준 인턴기자

인사·노무담당 경험 살려
2014년 정년퇴직 후
울산산업직업학교서
교육생·실직자·퇴직자 등
취업상담·취업 알선 도와
2003년 시인 등단 작품활동
16년째 꾸준히 마라톤도

“직장생활 30년간 쌓은 노하우를 통해 취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저 같은 은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네요.”

울산지역 민간직업훈련기관인 울산산업직업학교의 HRD(인적자원개발)지원 센터장을 맡고 있는 허진년(59)씨는 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울산 석유화학공단 내 유화업체인 대한유화에서 인사·노무담당자로 근무했다. 그는 30년간 한 회사에서 같은 업무만 줄곧 해온 뒤 정년 퇴직했다.

허씨는 퇴직 후 지역의 한 여행사에 노무관리 담당 이사로 재취업 해 7개월 가량 근무한 뒤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활동 당시 인연으로 작년 9월에 울산산업직업학교에 HRD지원 센터장으로 부임했다.

울산산업직업학교는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는 민간교육기관으로 고등학교 2학년을 수료한 학생들은 이 곳에서 1년간 위탁교육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을 하게 된다.

허씨는 이 곳에서 교육생들의 취업상담과 취업처 발굴 및 알선 등을 주 업무로 맡고 있다.

그는 “이 곳의 교육생들은 일반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학교 부적응이나 취업을 위해 2학년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과 정년퇴직 또는 실직으로 제2의 직업을 찾는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라며 “수료생들이 취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상담을 해주고 또 취업처를 발굴해 연결해 주는 게 저의 일”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이를 위해 상담이 없는 시간에는 매곡·달천·길천산업단지 등 울산지역 곳곳의 산업단지를 찾아다니며 취업처를 발굴하고 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수요를 파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인사·노무담당자로 인재채용 당시 올바른 이력서 작성법이나 취업 노하우 등을 아낌없이 전수해주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수료한 20명의 고교생들 가운데 18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재취업 사례로는 작년 연말에 취업한 60대 초반의 현대자동차 퇴직자를 꼽았다. “기능장 자격을 갖고 있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는 높은 위치에 올랐으나 절실한 마음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밑바닥부터 출발해 일찍이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허씨는 또 지역에서 시인으로도 활동중이다. 지난 2003년 ‘월간문학 21’에 출품한 시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등단, 지금까지 50여편의 시를 썼고 2권의 시집을 냈다. 요즘도 간간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아국제마라톤대회를 16년째 참가할 정도로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허씨는 “다른 거창한 꿈이나 목표는 없다. 그저 학생들과 퇴직자·실직자들이 좋은 기업체에 최대한 많이 취직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또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시 작품활동과 마라톤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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