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올해 도크 2~3개를 더 가동중단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의 배 건조를 위한 도크는 모두 11개다. 오는 7월 중단이 예고돼 있는 군산시의 도크를 제외하고 울산에 있는 10개 도크 가운데 1~2개를 더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2개가 지난해 6월 가동 중단됐다. 2013년 말부터 서서히 불어닥친 ‘수주 절벽’이 ‘일감 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대중공업만의 일은 아니다. 7개의 도크를 가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자구계획에 따라 2개를 매각하고 5개만 운영하고 있다. 확정된 것은 아니나 향후 수주사항 및 생산 일정 등을 고려해 도크 2기를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8개 도크를 모두 사용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일감이 없는 도크가 1~2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가면서 수주가 늘고는 있으나 수주후 1~2년이 지나야 건조에 들어가는 조선업의 특성상 2015~16년 사이 수주부진의 영향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보릿고개’라 할 수 있는 이 시기를 버티려면 도크 가동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유휴인력이다. 현대중공업의 도크 중단에 따른 유휴인력은 5000여명으로 예상된다. 협력업체의 고용에도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가 감당해야 할 후유증도 심각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이후에도 울산지역 조선업 사업체 수는 129개(11%), 조선업 피보험자 수는 1만6710명(29%)이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 조선업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그에 따라 설치된 조선업희망센터가 6월로 종료될 예정이라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크다. 해당지역인 울산·부산·전남·전북·경남 등 5개 시도는 지난달 31일 정부에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제출해 특별고용지원업종과 조선업희망센터의 연장 운영을 요청했다. 정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심의위원회가 기간연장을 심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동안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온 조선업희망센터가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조선업희망센터는 울산 동구를 비롯해 거제, 목포, 창원 등 조선업 밀집도시에 설치돼 있다. 울산 동구 서부동에 설치된 조선업희망센터는 월평균 8000여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일일방문자도 150~200여명에 달한다. 이 센터의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도 1844명이나 된다. 센터가 문을 닫아야 하는 법적 시한은 10여일 남았다. 업무 연속성을 위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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