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이동 중 화염 휩싸인 차 안에 갇힌 채 숨져”…화재원인은 ‘마른뇌우’ 추정

▲ [그래픽] 포르투갈 대규모 산불 발생

1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중부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최소 62명이 숨지고, 약 60명이 다쳤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상당수가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도로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조르제 고메스 포르투갈 내무부 장관은 “최소 16명이 화염에 갇힌 차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부상자 중에는 소방대원이 포함됐으며, 이 중 일부가 중태에 빠졌다.

▲ 화염에 위협받는 포르투갈 레이리아.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이번 화재는 “최근 몇년 사이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인명 피해가 가장 큰 비극”이라며 산불이 진압되면 화재 경위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화재가 시작된 레이히아 주 페드호가우 그한데 지역에는 소방대원 수백명과 소방차 160대가 출동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는 바람에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불길은 밤사이 전국으로 번져 숲 60곳을 추가로 태웠다.

당국은 전국 화재 발생 지역에 소방대원 1700명을 급파했다.

아직 전체적인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따라 화재 지역의 주민 일부를 대피시켰으며, 스페인 정부가 물 폭탄 비행기와 구조대원을 보내 진압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나무가 번개에 맞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르투갈 경찰청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담당 조사관들이 페드호가우 그란데 지역에서 마른 뇌우를 맞은 나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마른 뇌우는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는 폭풍우의 하나로, 고온으로 인해 물이 땅에 닿기도 전에 증발해버릴 때 주로 발생한다.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건기에 흔하게 발생한다.

포르투갈은 다른 남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건조한 여름철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포르투갈은 이날 일부 지역 기온이 40℃를 넘어서는 등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 소방대원이 산불로 대피한 여성을 돌보는 모습.

포르투갈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포르투갈은 1966년 산불 진압에 나섰던 군인 25명이 희생되고 50여년 만에 화재로 인한 최대 인명피해를 겪게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주례 미사에서 포트투갈 산불 피해 희생자를 위한 침묵 기도를 올렸다.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신자들과 기도를 하면서 “엄청나게 심각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교황은 지난달 파티마 목동 남매를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해 포르투갈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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