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컨테이너선과 일본 인근 해상에서 충돌해 선체 측면 일부가 파손된 미국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

일본 인근 해상에서 17일 발생한 미국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와 필리핀 컨테이너선의 충돌사고와 관련,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이지스함의 부주의가 충돌 원인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평(社評)에서 “해상에서 대형 선박의 충돌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환구시보는 “해상에서 항해하는 배들은 규모가 작은 배가 큰 배를 피해 운항하는 관행이 있다”며 “2만 9000t급 필리핀 컨테이너선은 규모가 8000t급인 피츠제럴드함의 3배 이상이기 때문에 당시 피츠제럴드함이 더 주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사고 발생 시간·장소·정황을 봐도 미국 이지스함의 잘못이 컸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반적으로 “미국 군함을 감히 들이받을 수 있는 배는 없다”면서, 사고 해역이 미군의 영향력이 큰 일본 인근 해상인 점도 이런 분석에 흠을 보탠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사고 시간이 새벽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하루 중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일반적으로 화물선은 밤중에 멀리서도 다른 선박이 확인할 수 있도록 많은 조명을 켜 둔다”면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이지스함이 상대 선박을 더 빨리 발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아태지역의 국가들이 미국을 고도로 중시한다는 것을 미 해군도 잘 알고 있고, 이런 부분들이 미 군함이 항해할 때 부주의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면서 “아마 새벽 시간대 선원들이 몽롱한 상태에서 자동화 설비에 더 의지해 항해했을 것이다”고 추론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에 사고가 난 컨테이너선이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 국적이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배였다면 상황이 매우 복잡했을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대형 상선이 많이 운항하는 서태평양에서 미 군함이 항해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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