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희 ‘하늬 높새 갈마 소슬바람 러시아로 불다’
러시아의 화려한 문화유산에서 느낀 감정 담은 여행서

·홍아미·박산하·양혜선 ‘지금, 우리, 남미’
남미여행으로 인생의 용기를 찾는 여성들의 모습 담아

·고나희 ‘여행의 취향’
일상을 여행으로 꾸미는 법 알려주는 여행계획 지침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대다수의 직장인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휴가 관련 언급이 늘고 폭염이 절정에 이를 때쯤 사람들이 휴가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휴가 트렌드는 빡빡한 관광지를 돌아보는 대신 여유롭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힐링’ 여행과 현재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여행비를 지출하는 ‘욜로’(YOLO·You live only once) 여행이다. 타인의 여행에 비추어 자신을 되돌아보고, 실속있는 정보까지 얻게되는 여행관련 새로운 책 3권을 소개한다.

 

◇하늬 높새 갈마 소슬바람 러시아로 불다

그동안 줄곧 소설만 써왔던 조정희 작가가 처음으로 여행 에세이를 펴냈다.

책 속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그크까지 12일간의 여행 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조 작가의 홀로여행기는 아니다.

평균 나이 50~60대 네 명의 여자들이 동행한 ‘러시아의 문화 여행기’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러시아의 화려한 건축물과 박물관 등 예술적인 문화유산의 아름다운 진면목은 물론 러시아인들의 생활과 작가의 시각으로 느낀 감정까지 세세하게 그렸다.

 

◇지금, 우리, 남미

20대에 직장동료로 처음 만난 홍아미, 박산하, 양혜선씨. 이들은 회사가 문을 닫으며 실직의 아픔을 겪은 뒤 깊은 우정을 쌓았다. 30대 중반의 세 여자가 지구 반대편 남미 6개국 20여 개 도시를 여행한 뒤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한데묶어 에세이를 펴냈다.

책 속에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지구 반대편 남미 6개 나라의 전혀 새로운 일상 속에서 삶의 행복을 새롭게 정의해가는 그녀들의 유쾌한 수다와 따스한 시선이 가득한 글과 남미의 장엄한 풍광을 세심하게 담아낸 사진으로 가득하다.

삶의 목표와 꿈의 크기를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찾은 남미에서, 그녀들은 남은 인생을 살아갈 용기와 일상의 행복, 그리고 함께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깊이 체험한다.

여행의 준비 과정, 배워 가면 꼭 써먹을 수 있는 필수 스페인어, 꼭 가져가야 하는 아이템과 가져가면 짐만 되는 아이템, 우유니 투어 정보, 최고의 트레킹 코스, 남미 버스 정보와 추천 숙소 등 남미여행을 위한 생생한 정보와 알아두면 무조건 득이 될 꿀팁들이 적지않다.

 

◇여행의 취향

여행기와 기행문학이 문사나 사상가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최근에는 ‘여행작가’라는 명함을 걸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재기 넘치는 여행기를 써내고 있다.

이들은 뛰어난 글 솜씨와 사진 실력을 겸비하고 현장(주로 해외)에 뛰어들어 체험한 사실을 정리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 역시 크게 보아 기행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출간된 <여행의 취향>의 고나희 작가도 전형적인 ‘요즘 청년’이며 여행작가다.

그는 이 책에서 ‘다음 여행지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을 낙으로 삼으며 일상을 여행으로, 여행을 일상으로 여기는 일상여행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한 번 떠나보면 알게 된다. 돌아왔을 때의 반가움과 익숙함은, 떠날 때 기대했던 그 방향이 아님을. 어느 순간 여행은 ‘일상을 벗어난 무엇’이 되는 게 아니라 삶의 한 순간이 되고, 떠나지 못할 때에는 일상을 여행으로 꾸밀 줄도 알게 된다. 먼 나라도 좋고 가까운 이웃나라도 좋으며, 가볍게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국내여행도 좋다. 내집 앞 골목이나 카페에서도 두근거리는 여행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끊임없이 떠나고 머무르기를 반복하며 자신의 ‘여행의 취향’을 기록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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