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델라루아 정권 붕괴 이후 두번째 임시대통령으로 선출된 페론당의 에두아르도 두알데는 1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역량을 동원, 새로운 아르헨티나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페론당 내분으로 예정보다 늦게 소집된 연방의회에서 압도적 표결로 새 임시대통령에 당선된 두알데는 "아르헨티나는 산산이 부서졌으나 미래는 있다"고 강조한뒤 "새 국가를 건설한 뒤 앞으로 2년안에 새 정권에 튼튼한 국가를 넘겨주겠다"고 선언했다.

 두알데 임시 대통령의 취임으로 아르헨티나의 무정부 상태는 일단 봉합됐지만 2일 새벽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내에는 주민 4천여명이 쏟아져 나와 선거를 통한 새 정부 구성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두알데 임시 대통령 정부의 앞날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계속된 경제난과 지도층의 무능에 신물이 난 시위대들은 후라이팬과 그릇 등을 두들기고 쓰레기 등을 불태우며 소란스럽게 시위를 벌이다 자진 해산했다.

 두알데 임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전임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임시대통령이 취한 외채상환 중단조치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면서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두알데 임시대통령은 경제난과 소요사태로 중도사퇴한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대통령의 잔여임기인 내년 12월10일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그는 또 "이제 진실을 말해야 할 시간이 왔다"며 "비록 아르헨티나가 철저히 부서졌지만 내일부터 정치인부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력이 화합한 가운데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원수로서 나의 약속은 피곤과 절망에 지친 국민의 좌절을 지금 이 순간에 끝내는 것"이라며 "새로운 미래 앞에 아르헨 국민은 결코 앞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론당 핵심지도층이자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 출신인 두알데 의원은 또 은행예금문제와 관련, "누구든지 페소화 예금은 페소화든 달러화든 어느 화폐로도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정부는 국민의 예금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조금 지급 등으로 실업자 가정의 고용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덧붙였다.

 그는 또 그동안의 자유시장정책이 아르헨티나를 경제혼란속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하고 일자리 창출과 생산 및 내수 회복을 위한 새 경제 모델의 기초를 확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부패 정치인 처벌과 부의 공정한 분배 등을 새 정부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민간 싱크탱크인 파운다시온 캐피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르틴 레드라도는 신임사로 미뤄 두알데 신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보다 보호무역주의적인 색채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세부적인 경제정책내용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카를로스 메넴 전대통령의 추종세력이었던 두알데 임시대통령은 부통령과 주지사를 거치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당내 세력이 커지자 메넴 전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인 동시에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2주간 무려 5명의 대통령이 갈리는 극심한 정국 혼란 속에 등장한 두알데 신임 대통령은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청난 빚더미와 높은 실업률, 바닥난 정부재원, 극에 달한 국민 불만속에서 파산상태에 처한 나라를 구해내야 하는 최우선 과제를 안고 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알레 대통령은 이를 위해 당파를 초월한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고 천명하고 페소화와 달러화를 1대 1로 태환하는 페그제가 사실상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장의 급작스런 동요를 의식한듯 10년째 실행중인 페소-달러 태환제를 폐기한다고 공식 천명하지는 않았다. 로드리게스 사 전 정부가 이달 중순부터 유통하겠다고 발표해 국민의 불안을 야기한 제3의 통화 아르헨티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멕시코시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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