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상 깨고 회의장 입장…“회의소집 부당” 항의하고 45분만에 퇴장

 

국회 운영위원회는 20일 여야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렸지만, 회의는 고성과 막말로 얼룩졌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성토했고, 여당은 일방적인 운영위 개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의 중간에 퇴장했다.

운영위는 예정 시각보다 15분 늦은 오후 2시 15분 개의했다.

회의 시작 당시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개의 이후 첫 발언자로 나선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회의가 소집된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불량인사와 관련된 것으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임종석 비서실장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럴싸한 말만 만들고 인사청문 절차 따위는 참고용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만함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에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해 민 의원의 발언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특히 운영위원장을 맡은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발언 중이다. 가만히 있어라”, “다른 의원이 이야기하는데 왜 늦게 들어와서 큰 소리냐”며 제지하자,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반말하지 마라. 이게 정상적인 회의냐”고 충돌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늦게 와서 뭐 하는 것이냐”, “발언하고 있는데 뭐 하는 것이냐”고 비난했고, 여당 의원들은 “안건도 없이 왜 회의를 열었나. 공세 하려고 판을 벌여놓았느냐”고 받아치며 정회를 요구했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지난달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간사 선임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은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벌였고, 정 위원장이 여야 의원에게 모두 발언 기회를 주겠다면서 자제를 호소하면서 가까스로 진정이 됐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모든 상임위가 마비됐는데 왜 운영위만 열었나. 다른 상임위도 가동해달라”고 항의했고,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20대 전반기 여당인 새누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았다”며 운영위원장을 여당에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 간사인 김선동 의원은 “(문 대통령이) 야당의 목소리를 짓밟고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운영위 소집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같은 당 정태옥 의원은 “하루 속히 운영위가 열려야 한다”고 가세했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후 3시 퇴장했고, 이후 회의는 야3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여당이 퇴장한 운영위는 정부·여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여당이 최소한의 예의와 품격도 상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여당 의원이 맞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정양석 간사는 “국회는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할 의무가 있다”며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과거 여당은 친박(친박근혜계)·비박(비박근혜계)로 나뉘었어도 건강하게 국정을 운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한국당과 민주당이 너무 감정적이다. 공수를 바꿔가면서 반복하는 게 정말 지겹다”며 “한국당이 성급하게 운영위를 소집한 것도 문제지만, 여당이 나가버리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양 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우택 위원장은 “(여당에서) 고함 지르며 동료 의원의 발언을 방해하고 정회를 유도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작전을 짜고 들어와 회의장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의도 아니고는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회의를 산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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