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8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온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결국 사망한 가운데 북한에서 웜비어와 같은 호텔방을 쓴 대니 그랜튼의 인터뷰가 재주목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약 18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온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결국 사망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혼수상태로 미국 공항에 도착했다. 웜비어는 곧장 고향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9일 결국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북에 억류됐다. 

억류 직후인 2월 웜비어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때만 해도 웜비어의 건강 상태는 나빠 보이지 않았다. 

웜비어가 혼수상태에 빠진 것은 북에 억류된지 2달만인 작년 3월 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1년 넘게 이 사실을 숨겨왔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에 걸린 상태로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웜비어가 입원한 미국 신시내티 병원은 식중독의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웜비어와 북한에서 함께 방을 쓴 것으로 알려진 영국인 대니 그랜튼은 웜비어가 돌아온 직후인 지난 15일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를 가졌다.

웜비어와 함께 평양 호텔에서 방을 사용한 대니 그랜튼은 “혼자 여행을 온 남성은 나와 웜비어 뿐이라 자연스레 우리 둘이 같은 방을 배정받았다”며 방을 함께 사용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랜튼은 웜비어가 북한 선전물을 훔쳤다는 의혹에 대해 “함께 지내는 동안 웜비어는 선전물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차례도 꺼내지 않았다”며 “그런 행동을 하려는 낌새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랜튼은 웜비어가 체포 되던 당일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랜튼은 “출국 날 북한 호텔 측이 이상하게 모닝콜을 해주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 둘 다 늦게 일어나 여행객 중 가장 늦게 평양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여권을 출입국심사관에게 건네주었으나 출입국심사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얼마 뒤 북한 보안 담당자 두 명이 다가와 웜비어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그를 사무실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랜튼은 웜비어를 데려갈 당시만 해도 웜비어가 곧 풀려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인 추가 검사이거나 아니면 웜비어가 미국인이니까 일부러 골탕을 먹이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며 “웜비어도 보안 담당자와 함께 갈 때 저항하지 않았으며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반쯤 웃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웜비어는 이후 북한 정부로터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며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북한은 웜비어가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증거로 호텔 내 CCTV 영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웜비어가 선전물을 훔치려 한 동기와 정말 선전물을 훔쳤는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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