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中이 시도했다는 것은 안다”…웜비어 사망 계기로 강경 메시지 발신

▲ 지난 4월 백악관 정상회담 당시의 도널드 트럼프(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간 ‘中이 돕지않으면 美가 해결’ 공언…외교안보대화 앞서 中에 경고메시지
美 직접 대북압박과 별개로 ‘세컨더리보이콧’ 등 대중압박 본격 예고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그동안 큰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도움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적어도 나는 중국이 시도했다는 것은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그가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던 오토 웜비어(22)씨가 송환된 지 얼마 안 돼 사망한 사건에 대해 “완전히 치욕스러운 일”, “북한 정권의 잔혹성 규탄” 등 연일 북한을 성토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맥락에서 이 발언을 한 것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미 정치권과 외교가에서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중 압박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중국을 통한 북핵 해결 노력이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더는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독자 해법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중국이 북한 문제를 풀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해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윗.

일례로 지난 4월 초 플로리다 주(州) 마라라고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 직후에도 트위터에 “북한은 화를 자초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돕기로 한다면 정말 훌륭한 일이 될 것이며, 만약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만약 미국이 독자 해법을 추진한다면 우선적으로 북한에 대한 고강도 독자제재, 그리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기관을 직접 겨냥한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들은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중국 정부에 시간을 주고, 또 시 주석의 노력을 공개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당신들이 주도적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해 보라’는 자세를 취해 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중국이 더는 협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다’는 취지의 압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일단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외교·안보대화에서도 그런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미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을 통한 대북 제재 노력을 사실상 ‘실패’로 규정한 것이라면서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능력이 있다는 데 대해 믿음(faith)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은을 설득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웜비어의 사망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을 설득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실패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이 중대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21일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를 앞두고 중국에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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