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

선진 문화와 관광 활성화사업을 벤치마킹해 조선해양관광동구로 성장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미국 서부 일원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지난 5월25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로스엔젤레스 등에서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유공공무원 20명과 함께 연수를 했다. 연수팀이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해양관광의 선진도시로 손꼽히는 샌프란시스코였다. 1937년 완공당시 세계 최고의 현수교였고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사랑받고 있는 금문교 덕분에 전 세계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가 된 도시다.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오렌지빛 금문교는 미학적인 면에서도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동구에는 세계에서 3번째로 긴 단경간 현수교인 울산대교가 있다. 영화 ‘공조’의 촬영지가 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끌기도 했지만, 금문교를 보면서 울산대교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육성하는 방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피셔맨즈워프 항구에서 운행하는 유람선 역시 우리 동구에 적용해 볼만한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구도 방어진항~울산대교~슬도~대왕암공원~일산해수욕장~현대중공업~주전해변까지 연결하는 유람선 관광코스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관광상품으로 내놓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폐광촌이었던 캘리포니아의 캘리코 은광촌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되살린 현장을 둘러보며 100여년전 우리나라 최고의 어항으로 명성을 누렸던 방어진항이 떠올랐다. 방어진항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방어진항 도시재생사업이 마무리돼 일본식 적산가옥과 대한민국 최초의 조선소 등 방어진 옛 거리가 복원되면 지역경제와 관광활성화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랜드 캐년과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인공시설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전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나무들이 고사하거나 바람에 넘어지더라도 그 또한 자연현상으로 그대로 두고 있다. 우리는 늘 관광지로 조성한다면서 인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무엇이 진정 올바른 방법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생태관광과 체험관광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미국 서부 일대를 둘러보면서 우리 연수팀은 이동차량 안에서나 숙소에서 관광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각자 보고 느낀 것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치열하게 토론했다. 한 직원은 “미국 서부 여러 곳을 둘러봤는데, 우리 대왕암공원도 그에 못지 않더라”는 자부심을 나타냈다. 우리 직원들은 동구 관광자원의 강점을 잘 살려 나간다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동구는 산과 바다 등 자연자원과 봉수대, 마성, 동축사 등 문화자원이 풍부하다. 몇 년 전부터 동구에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굴뚝없는 서비스 산업인 관광산업 육성에 집중해 관광 인프라 구축과 관광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내년에는 울산시 민속축제 공모사업에 선정된 ‘봉수문화축제’를 준비중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춰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마인드가 변화돼야 한다고 본다. 국내 연수뿐 아니라 국외 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자기 역량을 키워 행정에 접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발전과 주민 행복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년전 독일 함부르크에 연수를 간 적이 있다. 조선해양박물관 앞에 설치된 대형선박 프로펠러를 보고 우리 동구도 조선산업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이나 시설물을 설치할 필요를 느꼈다. 여러 방안을 토론한 끝에 선박 프로펠러를 상징물로 정하고, 올해 1월 울산대교 종점부에 프로펠러를 설치해서 조선산업도시 상징성을 부여했다. 동구는 해안선을 끼고 있는 지역으로 보물같은 천혜의 관광자원이 즐비하다.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대왕암공원, 도심속 휴양지 일산해수욕장, 슬도, 주전몽돌해변,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울산대교와 울산대교전망대 등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러한 보석을 잘 꿰어 관광동구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번 미국연수는 7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구청장으로서 우리 동구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깊이 생각하게 됐다. 미래동구 성장동력인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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