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까마중
가지과 일년생 초본...5~7월께 하얀꽃 개화

▲ 까마중은 하얀 꽃을 피우는 6~8월 채취해 약재나 나물로 사용한다. 열매는 까맣고, 잎파리는 가지의 잎과 비슷하다.

혈액순환 등 효험 피로회복에 효과
독성있어 다량 섭취하면 입 부르터

어릴 적 학교 갔다 오면서 들판에 심어놓은 무, 고구마, 보리, 밀 등을 닥치는 대로 뽑아 먹고 구워 먹었다. 그만큼 배고픈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책 보따리를 집어 던져 놓고 동네 타작마당에서 뛰어 놀다 허기지면 두엄 언저리나 감자밭에서 까맣게 익은 열매를 따 먹은 뒤 시커멓게 물든 이와 입술을 쳐다보며 서로 놀리던 생각이 절로 난다.

까마중 하면 잘 모를 것이다. 고향 마을에서는 ‘먹땡깔’이라고도 불렀다. 잘 익은 까마중 열매를 따서 먹어보면 맛은 달짝지근하다. 까마중을 먹고 나면 입과 손이 온통 자주색이 된다. 입술까지 짙은 자주색으로 덧칠한 뒤에는 어김없이 짓궂은 놀이가 시작된다. 그 손으로 여자 아이들을 놀리던 기억이 새롭다.

까마중은 가지과의 일년생 초본으로 꽃은 5~7월에 하얀색으로 핀다. 열매는 구형으로 직경 6~7㎜의 푸른색 열매가 달리는데 완전히 익으면 흑색으로 변한다.

까마중이란 이름은 식물명이고 다른 이름으로는 먹땡깔, 먹때깔, 까마종이, 깜뚜라지 등 다양하게 불린다. 잎이 가지의 잎과 비슷해서 ‘하늘가지’라는 이름도 있다. 맛이 쓰다고 해서 ‘고채’(苦菜)라고도 부른다.

한방에선 약명으로 용규(龍葵)라고 부르며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귀한 약재로 쓴다. 까마중을 많이 먹으면 입이 부르트는데, 약간의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 김동해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감자밭, 두엄언저리 등 집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그 식물도 요즘엔 보기 힘들 정도로 귀한 몸값을 자랑한다.

까마중은 소화기암, 폐암, 대장암, 자궁암 등 각종 항암 약재로 사용된다. 또한 각종 피부병, 항염증, 혈압저하 작용, 기침 멈춤, 가래를 삭이는 데도 효능이 뛰어나다.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강장약으로써 피로 회복에도 효과적이다.

채취는 꽃이 피는 6~8월에 이뤄진다. 이를 잘게 자른 후 그늘에 말려 사용한다. 꽃을 달인 물로 눈을 자주 씻으면 눈이 밝아진다고 한다. 설사와 이질을 중단시키기도 한다. 잎과 열매를 알코올에 우려낸 것은 방부제와 염증약으로 쓰인다. 진통약으로서 두통, 류머티즘에도 효과가 있다. 내용약으로 쓸 때는 말린 약재를 1회에 10~15g을 1ℓ의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피부병에 외용약으로 쓸 때는 생풀을 짓찧어 그 즙을 바른다.

나물을 해 먹을 때는 어린 순의 쓴맛이 강하므로 데쳐서 2시간 이상 충분히 우려낸 뒤 무쳐 먹는다.

약술을 담을 때는 용기의 절반 정도 말린 약재를 넣은 뒤 20도 전후의 소주를 붓고 설탕이나 꿀을 약간 첨가 후 밀봉한다. 5~6개월 정도 숙성 해 걸러내고 다시 6개월 정도 2차 숙성시킨 뒤 조석으로 한 잔씩 복용한다. 김동해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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