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독거 중증치매환자 집 찾아

오물 가득한 집안 청소·세탁 도와

▲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는 21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A씨(여·63·남구 달동)의 집을 찾아 긴급 주거환경 개선활동을 펼쳤다. 울산지사는 주거환경 개선 후 봉사원들과의 결연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 솔루션으로 A씨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울산 남구 달동에 거주하는 A(여·63)씨는 중증치매 환자다. 현재 63세로 65세 이상인 자를 노인으로 인정하는 노인복지법 때문에 국가에서 제공하는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A씨는 10년 전 남편의 잇따른 사업실패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건망증이 날로 심해졌고, 남편과 사별한 5년 전부터는 중증치매를 앓아왔다. 남편이 떠난 후 A씨가 가진 것이라고는 집 한 채뿐이다.

집 한 채와 함께 지금은 연락두절 상태인 30대 아들이 호적에 있어 각종 복지혜택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 건설현장에서 일한 아들이 어머니의 상태가 호전되길 바라며 선물한 강아지 한 쌍은 새끼를 낳고 낳아 10마리까지 불었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는 21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A씨의 집을 찾아 긴급 주거환경 개선활동을 펼쳤다. 4층 빌라 건물의 4층에 거주하는 A씨의 집은 진동하는 냄새와 개들의 짖음으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개들의 분뇨와 A씨가 치우지 못한 여러 오물들은 집안 곳곳에 엉켜있었다.

봉사자들은 고무장갑에 면장갑까지 착용해 A씨의 집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개들의 분뇨로 오염된 이불과 옷가지, 속옷류도 모두 세탁작업을 마쳤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황미화 둥굴레적십자봉사회 회장은 “집안에 방치된 쓰레기 양만 1t 트럭분량이었다. 사다리차도 동원해야 했다”며 “세탁작업을 하기 위해 적십자 세탁방의 대형세탁기를 사용했는데 30㎏, 50㎏ 분량의 세탁기 2대가 가득찼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는 이처럼 ‘위기가정 솔루션’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의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을 발굴, 주거비와 의료비,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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