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훈한 미담으로 남을 줄 알았던 안양 ‘7번째 치킨 선행’ 미담이 논란에 휩싸였다. SNS캡처.

훈훈한 미담으로 남을 줄 알았던 ‘7번째 치킨 선행’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2일 경기도 안양의 한 치킨 가맹점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A씨(23)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눈물 났던 치킨 배달”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A씨는 반지하에 아들과 함께 거주하는 몸이 편치 않은 여성으로부터 치킨 주문 전화를 받고 마음이 아파 가맹점주 몰래 사비를 들여 치킨을 무료로 배달해줬다고 적었다. 또 모자의 자존심을 위해 ‘7번째 손님에겐 공짜로 치킨을 준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도 함께였다.

A씨는 자신의 미담과 함께 직접 촬영한 배달 동영상도 게재했다.

A씨가 쓴 글은 보배드림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SNS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고 ‘7번째 치킨 미담’으로 방송과 언론에도 소개됐다.

A 씨는 안양시로부터 선행시민 표창을 받았다. A씨가 배달을 하던 치킨 업체 본사에서는 A씨의 정직원 채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이렇게 이 시대의 훈훈한 미담으로 마무리 될 듯 보였던 ‘7번째 치킨 선행’은, 그러나 누리꾼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다.

누리꾼들은 치킨을 시킨 해당 가정이 굳이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배달원이 지레짐작으로 상대가 불쌍하다고 판단해 일방적인 선행을 베푼 것은 선행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치킨 배달 동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누구나 볼 수 있게 게재한 것 역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가정의 의사와 상관없이 장애 사실과 가정 형편, 신상 정보가 동영상과 글을 통해 전국민에게 노출됐다는 것.

뿐만 아니라 배달부가 동영상과 자신의 미담을 올리기 위해 당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아이디를 굳이 자신의 실명과 연관 시켜 작성했으며, 어느 가게, 어느 지역인지 세세하게 적은 행위에서 순수한 선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문제가 제기되자 누리꾼들은 해당 미담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중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선행을 굳이 그렇게 비꼬아야겠나”, “어쨌든 좋은 일한 건 맞는 것 같은데”, “거짓말이라고 뭐라 할까봐 찍었겠지. 꼭 이렇게 찬물 뿌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서야 누가 선행하고 싶겠나”등의 반응을 보이며 배달부를 옹호했다.

그러나 다른 누리꾼들은 “선행을 하면 글만 쓰면 될 일을 굳이 동영상을 찍어 증거를 남기는 시점에서 선행이 아니다”, “저 가족은 치킨 하나 공짜로 받고 장애 여부, 가정형편, 개인 신상이 전국민에게 다 공개됐네”, “저걸 어떻게 선행으로 볼 수 있나 자기 칭찬 받으려고 한거지”, “진짜 선행이 뭔지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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