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문화부

올해 초 지역의 문화예술진흥 기반 구축과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울산문화재단이 출범했다.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신생기관이기에 때론 서툴기도 하고,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지난 주 벌어진 일련의 한 해프닝이 단적인 예다.

지난 21일 울산지역 300여명의 예술인들에게 한통의 메일이 발송됐다. 울산문화재단의 한 직원이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었다.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 전국단위 공모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일절 안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유는 일부 지역예술인들이 공고 내용을 무시하거나 절차상 특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을 인지한 재단은 즉각 사과메일을 재발송한 뒤 22일 홈페이지에 사과문도 게재했다. 재단측은 “담당 직원이 보낸 감정적 내용의 메일로 인해 상처 받으신 예술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공공지원 업무를 수행해야 할 담당자의 미숙으로 지원서비스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짚어 볼 문제다. 우선 재단과 지역 예술인들 간에 충분한 이해관계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재단 입장에서는 코 앞으로 다가온 처용문화제와 정부 공모사업 등 각종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급하게 가서는 안 된다. 지역 예술인들과의 충분한 교감과 소통을 통해 기반을 다지고 함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한편 예술인 또한 재단을 대할 때 좀더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단은 결코 지역 예술인들의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일부 지역예술인이나 단체 중에는 자신들의 사업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왕왕 있다고 한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신청하고 진행한다면 재단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일도 없을텐데 말이다. 이번 일을 통해 재단은 직원들의 친절교육 강화 및 부서별로 업무가 가중된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업무 분담을 재조정했다고 한다. 비록 실수를 저질렀지만 거기서 교훈을 얻고 재빠른 대처를 했다고하니 앞으로 좀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지역 문예계 또한 재단이 앞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이우사 문화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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